
정신없이 움직이며 급하게 음식을 먹어대는 나를 알아차리는 순간, 마음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체하겠다. 뭘 그렇게 쉬지도 않고 먹는 거야?’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마다 밀려오는 불안과 스트레스. 마음이 불편해지면 입으로 음식이 계속 들어갔습니다. 포만감으로 평안함을 찾으려는 나를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무엇이 너를 불안하게 만드니' 어른이 되고 보니 신경 쓸 일이 참 많아졌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 집안일, 집안 행사, 새로운 직업, 공부까지. 어른이 되어도 익숙하지 않은 일들, 눈에서 벗어난 일들에서 자꾸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무 생각 없이 천진난만하게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오늘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육상대회 재방송을 봤습니다. 마음이 불안했던 탓일까요, 입이 가만 있지 못했습니다. “저 선수 이름 정말 특이하다.” “저 사람은 문신도 많고 인상이 별로네.”
“몸이 좀 무거워 보이는데.” 제 말을 듣고 있던 남편이 화를 냈습니다. “왜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을 가지고 마음에 드니 안 드니 하는 거야? 왜 선수들 모습을 보고 평가하면서 웃어? 듣는 사람이 불편한 건 생각도 안 해?”
당황스러웠습니다. ‘내가 지금 뭘 한 거지?’ 잘못했다고 해도 나쁜 의도는 아니었기에 짜증이 났습니다. ‘남편은 내가 지금 마음이 불안한 상태인 건 보지 못하고, 잘못된 부분만 콕 집어 지적하네.’ 그러다 마음속에서 ‘아차’ 하는 반응이 왔습니다. 웃음을 멈추고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불안한 마음이 밀려올 때,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머무는 힘이 아직 부족한가 봅니다. 상대방의 당황스러운 표정도 눈치채지 못한 채, 쉴 새 없이 무언가를 먹거나 말하는 나를 다시 보게 됩니다.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성숙해져 간다는 것, 그것은 평생 이어가야 할 과제라는 걸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눈을 뜨고 아침을 맞이하고, 오후를 지나 깜깜한 밤이 오고, 창밖에 차들의 불빛이 비치기 시작할 때까지. 하루 동안 무엇을 했든, 하지 않았든,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갑니다.
무의식을 의식화하지 않으면, 그것은 당신의 삶을 지배하고 당신은 그것을 운명이라 부를 것이다. -칼 융- |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불안을 조절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심호흡과 5-5-5 호흡법
불안이 올라올 때 5초 들이마시고, 5초 멈추고, 5초 내쉬기를 5번 반복합니다. 자율신경계를 안정시켜 즉각적인 진정 효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둘째, 감정 일기 쓰기
지금 느끼는 불안을 판단 없이 손글씨로 써봅니다. “나는 지금 ~해서 불안하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면, 막연했던 불안이 구체화됩니다. 며칠 후 다시 읽어보면 불안의 원인이나 패턴을 발견할 수 있고, 그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불안은 조금 더 다루기 쉬워집니다.
셋째, 5분 정리하기
책상 정리, 서랍 하나 정돈, 옷장 한 칸 정리 등 구체적이고 끝이 보이는 작업을 선택합니다. 눈에 보이는 변화는 즉각적인 성취감을 주고, 통제감을 되찾게 해줍니다. 외부 공간을 정리하면서 내면의 혼란도 함께 정돈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26년 1월을 보내며, 한 해 동안 이런 습관들을 꾸준히 쌓아간다면 불안과 더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