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굿모닝타임스) 강민석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이 2일 여당이 발의한 충남·대전 행정통합시 특별법과 관련해 “단순한 물리적 통합에는 반대한다”며 “수도권 일극체제 타파를 위해서는 연방정부에 준하는 고도의 자치권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날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자치는 중앙의 배려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방의 권한으로 완성되는 것”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특별법안이 실질적 자치분권이 아닌 ‘종속적 지방분권’ 구조를 반복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는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지방 소멸 위기에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행정통합을 추진해 왔다. 2024년 11월 통합 공동선언 이후, 양 시·도 연구원과 전문가, 민관협의체 등이 재정·조직·권한 이양 등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에 관한 사항을 담아 특별법안을 마련했다.
이 법안은 지난해 10월 성일종 국회의원을 대표발의자로 한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으로 국회에 발의됐다.
이어서 이 시장은 “지난해 12월 대통령의 대전·충남 통합 발언 이후, 급작스럽게 2026년 1월 30일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 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 발의된 법안은 특별시 명칭이 변경됐고, 재정 지원은 한시적이며, 사무 및 권한 이양 범위도 상당히 축소됐다”며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중앙정부가 권한과 예산을 시혜적으로 분배하는 종속적 지방분권의 연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대전충남특별시 성공 조건으로 재정 자율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기존 특별법안의 핵심은 국세의 지방이양을 통한 실질적 지방정부 구현이었지만, 민주당 당론 발의안에는 자치재정 관련 대부분 조문이 대부분 빠졌다는 것이다.
그는 “국무총리 발표안에 포함됐던 연 5조 원 지원도 법률에 구체적으로 명문화되지 않았고, 시·군·구 교부금까지 포함해서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항구적인 법인세·부가가치세 국세 이양 △10년간 대전·충남 보통교부세 총액 6% 추가 교부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저출생 대응 특별기금 국가 지원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10년간 투자심사·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철도·고속도로·첨단전략산업 예타 면제 △개발제한구역 권한 이양 등 핵심 규제 완화 특례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강행규정이 재량규정으로 변경되면서 국가 의무는 약화되고, 중앙정부 협의·동의 절차가 추가돼 규제가 오히려 강화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별시·특별시장·조례로 정하던 권한이 국가·장관·대통령령으로 수정되면서 자치권이 축소됐고, 국가가 추진해야 실효성 있는 특례들은 오히려 특별시 부담으로 전가돼 특별시에 가중됐다는 설명이다.
이 시장은 민주당 당론으로 발의된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안과 관련해 “자치재정과 과학경제, 교통·환경, 균형·민생 전반에서 자치권 축소가 확연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시장은 지난해 10월 발의된 기존 특별법안과 비교해 민주당 당론 발의안이 국가 책임과 의무 조항을 대거 재량 규정으로 후퇴시켰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발의된 특별법안은 행정통합 제반 비용에 대한 국가 지원을 의무화하고 재정 지원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했지만, 민주당 당론 발의안에서는 국가 지원이 재량 규정으로 변경되면서 구체적인 사유 조항도 삭제됐다.
지난 1월 국무총리 발표안에 포함됐던 특별지방행정기관 사무 이관 역시 기존 특별법안에서는 의무 사항이었으나, 민주당 당론 발의안에서는 재량 규정으로 전환됐다.
특별시 권역별 광역사무 처리를 위해 도입된 광역생활권 지정·운영 제도도 민주당 당론 발의안에서는 국가 재정지원 규정이 제외됐으며, 과학중심도시육성 실시계획에 대한 국가의 행·재정 지원과 실증을 위한 규제 완화 지원 역시 국가 의무에서 재량 규정으로 축소됐다.
반도체, 바이오, 국방, 항공우주, 디스플레이 등 산업 분야를 특별시 첨단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국가 행·재정 지원도 기존 특별법안에서는 의무화됐으나, 민주당 당론 발의안에서는 재량 규정으로 변경됐다.
특별시 이전 기업에 대한 국가 지원금 추가 지급 의무 사항 역시 재량 규정으로 전환됐고, 개발사업 조세 감면도 국세는 제외하고 지방세만 규정됐다.
교통·환경과 균형·민생 분야에서도 자치권 약화는 이어졌다는 게 이 시장의 주장이다. 대전·충남을 하나의 경제·생활권으로 조성하기 위한 광역교통시설 국고지원 비율 확대 특례는 민주당 당론 발의안에서 제외됐으며, 대중교통 운영 손실에 대한 국비 지원도 의무 규정에서 재량 규정으로 축소됐다.
사회보장제도 신설 시 보건복지부 협의 생략이 가능했던 기존 특별법안과 달리, 민주당 당론 발의안에서는 협의 절차 간소화 요청만 가능하도록 규정됐다.
역세권 내 용도지역 변경, 건폐율·용적률 권한 역시 기존 특별법안에서는 특별시장 권한으로 규정됐지만, 민주당 당론 발의안에서는 대통령령으로 규정하면서 실질적인 권한 이양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장우 시장은 “대전·충남 통합은 대한민국과 대전·충남의 미래 100년을 내다보는 국가 대개조의 출발점임에도, 민주당 당론 발의안 중심으로 통합이 추진될 경우 단순한 물리적 통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주민 동의를 얻기 어렵고 지역 사회 분열이라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같은 날 발의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과의 비교를 통해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이 시장은 특별지방행정기관 사무 이관, 행정통합 제반 비용 국가 지원의 경우 광주·전남은 강행 규정인 반면, 대전·충남은 재량 규정으로 돼 있으며, 개발제한구역 관리 권한의 특별시 이양, 노면전차·자동차 혼용차로 설치,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생략 권한 등도 광주·전남은 포함돼 있으나 대전·충남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장우 시장은 “광주·전남과 대전·충남 간 권한 불균형은 국회 입법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돼 수정·반영돼야 한다”며 “국회는 대통령의 강력한 자치분권 의지를 특별법에 구체적으로 명문화해 중앙의 재정·규제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만을 기준으로, 완성된 대전·충남 특별법안(성일종 국회의원 대표발의)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