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밖에 난 몰라

여자의 신비란 화장하는 일

마음을 고르는 일

 

 

당신 밖에 난 몰라       - 송영배 -

 

 

여자의 신비란

은밀히 정성을 들여

화장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경대앞에 앉아

연지 곤지

입술과 눈썹을 

몇 번이나 그리고 또 고친다.

 

조금 진한가 싶으면 지우고,

조금 흐린가 싶어 다시 덧댄다

그 과정이 꼭

마음을 고르는 일 같아서다

 

분가루가 살포시 날리고

은은한 향이 방 안에 번지면

미의 마력은

그새 공기의 결을 바꿔 놓는다.

 

웬만하면

여자는 그렇게

조금 더 아름다워진다.

 

서방이 

한눈팔지 못하게 

꾹꾹 눌러 분을 바르고

볼을 토닥토닥~

 

누워있는 애 아빠는

괜히 곁눈질을 하다

마누라의 펑퍼짐한 엉덩이에 

잠시 시선을 두고는

마누라 엉덩이를 토닥토닥

춘정을 느끼며 말없이 웃는다

 

그저 

살아온 시간만큼 넓어진 몸짓에

익숙한 온기가 묻어 있어서다

 

그 엉덩이를 

달래듯

토닥토닥

그런데 요즘은 

그 토닥임이 뜸하다.

 

서방님이

곁눈질도 안 준다

괜히 

섭섭하다

 

그래서 오늘은

정성을 다해 치장했다

서방님과 자전거를 타고

읍내 장터에 나가

맛난 것 먹고

영화 한 편 보고

돌아오는 길에

팔장도 끼고 

달아오른 춘정을 

식히고 싶었는데 

 

사랑이란 

거창한 말보다

이런 사소한 눈길 하나

토닥임 하나로

다시 데워지는 것일 텐데

 

경대 앞에서 

분가루를 털며

오늘도 그런 마음을

조심스레 고른다.  

작성 2026.02.03 13:27 수정 2026.02.16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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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