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권의 경제이야기] 핀란드,일자리 찾지 않으면 생계 지원금 최대 절반 감축, 복지 체계 전면 개편

기본 생계 지원금 조건 강화, 구직 의무 불 이행 시 지원금 50% 까지 감액

재정 적자 급증과 높은 실업률, 복지 구조 개편의 배경으로 작용

EU 재정 규제 대응 위한 예산 긴축, 복지비, 국방비 동시 조정

기본 생계 지원금 조건 강화…구직 의무 불 이행 시 지원금 50%까지 감액

‘복지 천국’ 으로 알려진 핀란드가 지속되는 재정 악화에 대응하여 복지 제도 전반에 고강도 개혁을 단행했다. 핀란드 사회 보장국은 현지 시간 2월 1일부터 기본 생계 지원금 지급 기준을 한층 엄격히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 개혁안은 수급자가 한 달 이내에 정부에 정식 정규직 구직자로 등록하지 않을 경우, 기본 지원금이 최대 50%까지 감축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사진: 핀란드 사회 복지 금액 삭감 이미지, 챗GPT 생성]

핀란드의 기본 사회 부조는 가장 근본적인 사회 안전망으로, 소득이 국가 최저 생계비에 미달하는 국민에게 지급된다. 독신 성인 기준으로 월 지원금은 약 593.55유로(한화 약 102만원)다. 연령 제한 없이 가구 소득과 자산 수준에 따라 지원액은 개별 조정된다. 특히 사회 보장국은 수급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정부의 일자리 제안을 거부할 경우 추가 감액 조치가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재정적자 급증과 높은 실업률, 복지 구조 개편의 배경으로 작용

뿐만 아니라 다음 달부터는 모든 성인 수급자의 기본 생계 지원금이 2~3% 삭감된다. 만 18세 이상이면서 부모와 동거하는 수급자는 3%의 감액이 적용되어, 독신 수급자의 경우 월 약 17.90유로(3만원 상당)가 줄어든다. 사회 보장국은 이번 정책 변화가 수급자들에게 정규직 취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도록 유도하는 취지임을 강조했다.

 

이번 복지 개혁의 결정적 배경에는 국가 재정 적자의 급격한 증가가 있다. 2023년 기준 핀란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은 약 4.5%로, 유럽연합(EU) 지정 기준치인 3%를 상당히 웃도는 수준이다. 또한, 핀란드의 실업률은 작년 약 9.7%로 EU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정부는 재정 부담과 실업 문제를 동시에 해소하고자 일자리 구하지 않고 장기간 수당에만 의존하는 문제를 차단하고자 한다.

 

[사진: 핀란드 재정 적자 및 실업률, 유로스타트, 핀란드 통계청 자료 제공]

EU 재정규제 대응 위한 예산 긴축…복지비·국방비 동시 조정

핀란드는 전체 국가 예산에서 약 40% 이상을 복지 지출에 투입하고 있다. 복지 지출 증가와 더불어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따른 방위비 증액도 재정 악화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EU는 재정 적자 등 재정 준칙을 초과하는 회원국에 대해 ‘초과 재정 적자 시정 절차’를 진행하며,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재정 지원 중단과 벌금 부과 등 강력한 제재가 뒤따른다. 이에 핀란드는 국방비와 복지 지출을 동시에 조정하며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제 성장 둔화도 복지 재정 압박을 키운 요인이다. 2023년 핀란드 경제성장률은 0.1%에 머물렀으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러시아와의 무역 감소가 크게 작용한 결과다. 긴 국경을 공유하는 러시아는 핀란드에 중요한 원자재 공급처이자 수출 시장이었다.

 

핀란드 정부는 우파 연립 내각의 주도로 약 100억 유로(약 17조원) 규모의 재정 조정 정책을 실행 중이다. 이번 기본 사회부조 개편도 의회를 통한 법 개정을 통해 통과됐다. 그러나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해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강등하며, 현재 정책만으로는 재정 안정화와 부채 축소가 쉽지 않다고 진단한다.

 

북유럽 복지국가 중 스웨덴과 덴마크도 최근 유사한 복지 개혁안을 내놓으며 긴축에 나선 상황이다. 스웨덴은 고소득자의 실업급여 지급 방식을 개편하고 급여 규모를 점차 축소할 계획이며, 덴마크는 생계급여 수급자에게 주 37시간 사회 기여 근무를 의무화하여 구직 동기를 강화하고 있다.

 

핀란드처럼 재정 중독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가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저성장, 고령화로 복지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국민적 저항으로 지출 구조조정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 재정경제부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연금 등 의무 지출액은 작년 364조 8,000억 원에서 2029년 465조 7,000억 원으로 4년 뒤 100조 원이나 불어날 전망이다. 복지의 생리 상 한번 주어진 혜택은 되돌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핀란드 사례는 지속 가능한 복지 설계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반면교사다.

 

[사진: 사회 복지에 돈 뿌리는 한국 이미지,챗 GPT 생성]

핀란드 사례는 보편 복지의 지속 가능성을 점검하고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유럽 내 복지 정책 변화의 신호탄으로 평가 받고 있다. 재정 압박과 노동 시장 환경 악화가 복지 개혁의 주요 동인으로 작용하면서, 핀란드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복지 제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작성 2026.02.03 23:47 수정 2026.02.03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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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