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덧니 때문에 치열 교정을 고민하면서도 치아 발치에 대한 부담으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대안처럼 거론되는 것이 치아를 뽑지 않고 배열을 고르는 ‘비발치 덧니 교정’이지만, 모든 덧니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덧니는 치아 크기에 비해 턱뼈, 즉 치열궁(치아가 배열되는 공간)의 여유가 부족할 때 생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비발치 교정을 위해서는 현재 치열궁 안에서 치아가 들어갈 수 있는 여분의 공간이 있는지, 또는 일정 부분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치아가 비교적 작거나, 일부 치아가 틀어져 있으면서 실제 필요한 공간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치열궁 확장이나 치아 사이 미세 삭제(IPR)를 통해 비발치 교정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반대로 치아 크기가 크고 덧니의 겹침 정도가 심한 경우, 또는 턱뼈가 전체적으로 작은 경우에는 비발치만을 고집하기 어렵다. 좁은 공간에 모든 치아를 억지로 집어넣으면 치아가 바깥쪽으로 과도하게 기울거나 잇몸 밖으로 밀려 나와, 장기적으로 잇몸 약화나 교합 불안정, 심미적인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이는 가지런함뿐 아니라 치근 방향, 잇몸 뼈 두께, 턱관절 상태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성장기 아동·청소년의 경우에는 턱 성장 여지를 활용해 비발치 덧니 교정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성장기를 이용한 악궁 확장 장치, 구강 내 장치 등을 적절히 사용하면 턱뼈의 폭과 위치를 조정해 치아가 들어갈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반면 성인의 경우 턱뼈 성장이 이미 마무리된 만큼, 치열궁 확장에 한계가 있어 비발치 가능 여부를 보다 보수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비발치 덧니 교정을 계획할 때는 엑스레이, 구강 스캔, 사진 촬영 등을 통해 현재 치아 배열과 턱뼈 구조를 정밀하게 확인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비발치를 시도할 수 있는지”, “발치를 병행할 때와 결과·안정성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치료 후 유지 단계에서 예상되는 변화는 무엇인지”를 비교 설명 듣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단순히 치아를 뽑느냐 마느냐의 선택이 아니라, 장기적인 치아와 잇몸 건강, 얼굴형과 미소선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계획이기 때문이다.
강남 워싱턴치과 이근혜 원장은 “비발치 덧니 교정은 치아를 뽑지 않고 배열을 다듬을 수 있는 매력적인 방법처럼 보이지만, 누구에게나 같은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는 만능 해법은 아니다”라며 “덧니의 정도, 턱뼈 공간, 치아와 잇몸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비발치와 발치 교정의 장단점을 충분히 비교한 뒤, 자신의 구강 구조에 가장 안정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