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통합치료, 무조건 받아야 할까? 부모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진실: 과학적 근거와 현실 사이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산만하면 감각 문제다?” 불안이 만든 치료 열풍

감각통합치료의 이론적 배경과 과학적 근거

그렇다면 언제 필요한가

[놀이심리발달신문] 감각통합치료, 무조건 받아야 할까? 부모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진실: 과학적 근거와 현실 사이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홍수진 기자 

“산만하면 감각 문제다?” 불안이 만든 치료 열풍

 

아이가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다. 소리에 예민하다. 유난히 까다롭다. 또래보다 쉽게 짜증을 낸다. 그 순간 부모는 검색을 시작한다. 그리고 곧 ‘감각통합치료’라는 단어를 마주한다. 마치 해결책처럼 보인다. 최근 몇 년 사이 감각통합치료는 발달 영역에서 가장 많이 권유되는 개입 중 하나가 됐다. 

 

어린이집 상담, 발달센터 평가,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한 번쯤은 받아보라”는 조언이 흔하다. 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은 불안이 부모를 밀어붙인다. 그러나 질문은 단순하다. 정말 모든 아이에게 필요한가. 산만함, 공격성, 집중력 부족이 모두 감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가. 감각통합치료는 분명 의미 있는 치료다. 하지만 모든 행동 문제의 해답은 아니다. 우리는 치료의 유행과 과학적 근거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감각통합치료의 이론적 배경과 과학적 근거

 

감각통합이론은 작업치료사 A. Jean Ayres에 의해 제안됐다. 아이가 시각, 청각, 촉각, 전정감각, 고유수용감각을 통합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면 행동과 학습에 어려움이 나타난다는 관점이다. 이 이론은 작업치료 영역에서 오랫동안 발전해 왔다. 일부 연구에서는 감각통합 접근이 특정 아동군, 특히 자폐 스펙트럼 특성을 보이거나 감각 처리 곤란이 명확한 아이에게 긍정적 효과를 보인다고 보고한다. 감각 탐색 행동 감소, 참여도 증가, 과제 수행 향상 등의 결과가 나타난 사례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중요한 사실도 있다. 모든 연구가 일관된 결과를 보이지는 않는다. 연구 설계의 질, 표본 규모, 측정 방식에 따라 효과의 크기는 다르게 나타난다. 국제적으로도 감각통합치료는 ‘조건부 권고’ 수준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즉, 특정 조건에서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보편적 해결책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과학은 단순하지 않다. “효과 있다” 혹은 “없다”로 나눌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아이에게, 어떤 맥락에서, 어떤 목표로 적용하느냐다.

 


부모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세 가지

 

감각통합치료에 대한 대표적 오해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산만함은 모두 감각 문제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주의력 문제는 기질, 애착, 양육 환경, 수면, 불안, 발달 단계 등 다양한 요인과 연결된다. 감각만의 문제로 단정하기 어렵다. 둘째, 치료를 많이 받을수록 좋아진다는 믿음이다. 발달 개입은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과도한 치료 스케줄은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특히 놀이와 자유 탐색 시간이 줄어들면 오히려 자발성이 감소한다.

 

셋째, 감각통합치료가 문제 행동을 직접적으로 교정해 준다는 기대다. 실제로 많은 문제 행동은 감각 처리의 어려움보다는 관계적 긴장, 의사소통 한계, 정서 조절 미숙에서 비롯된다. 감각 자극만으로는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감각 문제는 존재한다. 그러나 모든 문제의 중심에 감각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언제 필요한가

 

감각통합치료가 고려될 수 있는 경우는 비교적 분명하다. 특정 감각에 과도하게 예민하거나 둔감한 반응이 반복적으로 관찰될 때, 일상 기능에 직접적 영향을 줄 때, 전문 평가에서 감각 처리 곤란이 명확히 확인될 때다. 예를 들어, 옷의 촉감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소리 자극에 극단적 공포 반응을 보이거나, 균형 유지가 현저히 떨어져 활동 참여가 제한되는 경우다. 이때는 체계적 감각 개입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또래보다 산만하다”는 이유만으로 시작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이 경우에는 놀이 기반 상호작용 개입, 부모 코칭, 정서 조절 훈련이 더 우선일 수 있다. 감각통합치료는 만능이 아니다. 하나의 도구다. 도구는 상황에 맞게 사용될 때 힘을 발휘한다.

 


우리가 다시 물어야 할 질문

 

부모의 불안은 이해된다.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치료는 선택이 아니라 전략이다. 전략에는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지금 필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 아이의 어려움은 정말 감각 처리의 문제인가.” “일상 속 상호작용은 충분히 안정적인가.” “관계적 개입이 선행되어야 하는 상황은 아닌가.”

 

감각통합치료는 특정 아이에게는 의미 있는 개입이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선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과학적 근거를 이해하고, 아이의 특성을 정확히 평가하고, 치료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는 과정이 먼저다. 치료를 더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자극이 아니라, 더 정확한 이해일지 모른다. 

 

감각통합치료를 고민하고 있다면, 지역 발달센터의 객관적 평가를 먼저 받아보길 권한다. 부모 교육 프로그램과 상호작용 기반 개입도 함께 고려해 보길 바란다. 선택은 많지만, 아이는 하나다. 신중함이 가장 강력한 개입일 수 있다.

작성 2026.02.18 09:12 수정 2026.02.1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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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