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다마스쿠스 거리 현장, 자유 찾은 시리아의 일상

-체제 붕괴 14개월, 시리아가 건네는 고통과 희망의 자서전: 공포의 정적을 깨고 일상 탈환.

-"숨 쉬는 것조차 죄였던 24년" 다마스쿠스 시장에 다시 울려 퍼진 웃음소리의 기적.

-아사드 몰락 14개월 후... 폐허 위에서 시리아인들이 찾아낸 '진짜 자유'의 맛.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CNN TÜRK의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지 14개월이 지난 시점의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가 생활의 생동감을 되찾고 있다. 시리아의 정치적 변화 이후 현지 시민들의 일상과 거리의 분위기가 재편되고 있다. 또한 미군 철수 터에 대한 시리아 군의 통제권 확보와 러시아, 중국, 이란의 합동 군사 훈련 같은 주변국의 정세도 변화하고 있다. 

 

24년 침묵의 결빙이 녹다, 잿더미 위로 돋아난 다마스쿠스의 푸른 생명력

 

2026년 2월의 다마스쿠스, 한때 숨소리조차 검열받던 그 땅에 이제는 형언할 수 없는 삶의 박동이 고동친다. 아사드라는 거대한 철권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 14개월. 4반세기에 가까운 24년 동안 시리아의 영혼을 짓눌렀던 거대한 바위가 치워진 자리에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희망의 싹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한 정권의 몰락에 관한 보고서가 아니다. 인간의 존엄성이 어떻게 억압을 딛고 다시 피어나는지에 대한 처절하고도 아름다운 기록이다.

 

억압의 대물림, 그 긴 겨울의 끝

 

아사드 정권의 종말은 단순히 통치권자의 교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시리아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던 바트당 체제의 구조적 폭력이 완전히 해체되었음을 선언하는 역사적 변곡점이다. 24년, 누군가에게는 태어나서 성인이 되기까지의 전부였던 그 시간 동안 시리아인들은 침묵을 생존의 도구로 삼아야 했다.

 

하지만 14개월 전, 그 견고해 보이던 댐이 무너졌다. 외신들이 "24년 아사드 체제의 붕괴"를 긴급 타전했을 때, 그것은 해방인 동시에 두려운 자유의 시작이었다. 오랜 시간 길들여진 억압의 관성을 떨쳐내고 '나'와 '우리'의 국가 정체성을 다시 세워야 하는 거대한 과업이 잿더미 위로 던져진 것이다. 이 변화는 시리아 현대사에서 가장 극적인 단절이며, 동시에 끊어졌던 역사의 맥박을 다시 잇는 수술이었다.

 

14개월의 기적, 잿더미 속에서 재탄생하는 일상

 

시리아는 지난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놀라운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보여주었다. 비평가들이 우려했던 무정부 상태의 혼란 대신, 시리아인들은 스스로를 "잿더미 속에서 다시 태어난 불사조"로 정의하며 일상을 재건하기 시작했다. 1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은 국가의 모든 시스템을 복구하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 '내일'이라는 단어를 심기에는 충분했다.

 

현지 특파원들이 전해온 다마스쿠스의 풍경은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다.

 

▲시장의 활기: 다마스쿠스의 오래된 전통 시장인 '알 하미디야'는 이제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생존을 축하하는 광장이 되었다. 인파의 어깨가 부딪히는 소리, 상인들의 우렁찬 호객 소리는 그간의 공포가 씻겨 나갔음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신호다.

 

▲언어의 해방: 카페와 거리 곳곳에서 시민들이 거리낌 없이 정치를 토론하고 미래를 논한다. 도청과 밀고의 공포가 사라진 자리에는 투박하지만 진실한 '공공의 언어'가 흐르기 시작했다.

 

▲물리적·심리적 복구: 폭격으로 뚫린 건물 벽을 메우는 망치 소리는 시리아인들의 무너진 자존감을 다시 세우는 행진곡과 같다. 물리적 재건보다 무서운 것은 '할 수 있다'는 심리적 재건이며, 다마스쿠스는 지금 그 뜨거운 열기 속에 있다.

 

상처를 마주하는 용기, 새로운 국가를 향한 여정

 

여전히 곳곳에는 전쟁의 흉터가 남아 있다. 무너진 가옥과 상실된 가족의 빈자리는 14개월의 시간만으로 채울 수 없는 깊은 구멍이다. 그러나 다마스쿠스 시민들은 말한다. "우리는 24년 동안 겨울을 보냈고, 이제야 비로소 우리만의 봄을 맞이하고 있다"고. 이들의 생명력은 단순히 생존 본능을 넘어, 타락한 권력이 결코 인간의 영혼까지 소유할 수 없음을 전 세계에 웅변한다.

 

취재 현장에서 목격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파괴된 학교 마당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였다. 과거의 잔해는 여전히 발밑을 위협하지만, 아이들의 눈동자는 미래를 향해 열려 있다. 체제 이행기의 진통과 경제적 난관 속에서도 이들이 꺾이지 않는 이유는, 잃어버렸던 '자신들의 시간'을 다시 찾았기 때문이다.

 

꺾이지 않는 마음이 짓는 내일의 시리아

 

지난 14개월은 시리아가 무거운 침묵의 외투를 벗어 던지고, 인간다운 삶을 향해 한 걸음을 내디딘 소중한 시간이었다. 거대한 권력의 공백을 채우는 것은 새로운 독재자가 아니라, 이름 없는 시민들의 소박한 희망과 연대여야 한다.

 

과거의 상처를 회피하지 않고 직시하면서도 내일을 향한 꿈을 멈추지 않는 것, 그것이 지금 다마스쿠스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깊은 통찰이다. 24년의 어둠을 뚫고 나온 시리아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전 세계의 동정 어린 시선이 아니라, 그들의 자립을 지지하는 연대의 손길이다. 이제 다마스쿠스의 봄은 시작되었고, 그 향기는 아나톨리아를 넘어 전 세계로 번져나가고 있다.

 

작성 2026.02.19 02:14 수정 2026.02.19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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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