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제262회 정기연주회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을 오는 3월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올린다. 20세기 북유럽 음악을 대표하는 장 시벨리우스와 에스토니아 동시대 작곡가 에르키스벤 튀르의 작품을 나란히 배치해 북유럽 사운드의 흐름과 변주를 조망하는 프로그램이다.
공연의 포문은 한국 초연으로 선보이는 튀르의 ‘템페스트의 주문(2014)’이 연다. 제목처럼 폭풍을 연상시키는 고밀도의 음향이 공간을 장악한다. 긴장감 있는 에너지가 분산과 응집을 반복하며 서사를 구축하는 구조가 특징이다. 전통 작곡 기법과 현대적 음향 언어, 록의 문법까지 포괄하는 튀르의 음악은 북유럽 사운드의 현재를 응축해 보여준다.
이어 연주되는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라단조는 북유럽 특유의 고독한 정서와 극도의 기교를 동시에 요구하는 작품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2025년 제13회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은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가 협연한다. 명료한 음색과 섬세한 악상 해석을 바탕으로 작품이 지닌 긴장과 서정을 균형감 있게 풀어낼 예정이다.
후반부에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이 연주된다. 유기적으로 전개되는 구조와 장대한 흐름 속에서 자연의 스케일과 서사가 교차하는 작품으로, 시벨리우스 교향곡 가운데 가장 널리 사랑받아 온 레퍼토리다. 특정 민족주의를 넘어 스칸디나비아 전반에 공유된 정서와 음향 감각을 담아내며 오늘날까지 관현악 무대의 중심에 자리해 있다.
지휘는 에스토니아 출신의 올라리 엘츠가 맡는다. 그는 에스토니아 국립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며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객원지휘자를 지내는 등 북유럽 음악계와 깊은 인연을 이어왔다. 튀르를 비롯해 칼레비 아호, 헤이노 엘러 등 북유럽 작곡가들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다뤄온 경험은 이번 무대를 하나의 사운드 서사로 묶는 데 힘을 보탤 전망이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이번 정기연주회가 튀르의 응축된 에너지에서 시벨리우스의 장대한 호흡으로 이어지는 북유럽 음악의 스펙트럼을 한 자리에서 체감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