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은 어느 날 갑자기 삶의 문을 닫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익숙했던 이름과 자리에서 한 걸음 물러난 뒤, 비로소 자기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시간에 가깝다. 이 책 『퇴직! 인생은 결국 홀로서기입니다』는 바로 그 시간을 건너는 한 사람의 마음을 담담하고도 진솔하게 풀어낸 감성 에세이다.
작가는 퇴직을 앞두고 맞닥뜨린 불안과 공허, 자존심의 흔들림과 생계의 무게를 숨김없이 드러내면서도, 그 시간을 단순한 상실로만 그리지 않는다.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을 글로 표현하다 보면 공허하던 내면이 차오르며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는 고백처럼, 이 글에는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자신을 일으켜 세우려는 마음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이 책은 퇴직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지금 삶의 중심이 흔들리는 이들에게는 조용한 용기를 건넨다. 결국 인생은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고, 누구나 한 번은 자기 삶 앞에 홀로 서야 한다는 사실을, 지나치게 힘주지 않은 문장으로 오래 남게 전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은퇴를 앞둔 독자에게만 필요한 기록이 아니다. 지금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고 싶은 사람, 한 시절의 끝에서 다음 시간을 준비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오래 곁에 둘 만한 에세이로 다가간다.
<작가소개>
저자 김용신
저자 김용신은 오래된 명문 사학에서 중 ·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국립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최고경영자 과정까지 마친 후 항상 미래를 준비하는 열정과 절실함의 추진체가 되어 살고 있다. 현재까지 책과 함께하는 경영자의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는 조그마한 기업의 대표다. 과거에는 모 그룹의 계열사 대표로 33세의 젊은 나이에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20년의 대표 생활을 마친 후 지금은 차별화된 기술과 특허로 자신의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경력]
1996∼2014년 국내 모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역임
2015년 ㈜엔피코리아 대표 취임
㈜현대 화이바 고문
•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모범기업인
•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모범기업인
• 지식경제부장관 표창을 수상한 모범기업인
• 조선일보 환경대상 수상
• 대한민국 친환경대상 수상
<이 책의 목차>
제1부. 끝처럼 보이던 곳에서 시작되는 내일
“퇴직은 나를 다시 ‘빈칸’으로 돌려보낸다. 이제는 내가 내 삶을 채워야 한다. 누구도 시간표를 짜주지 않고, 출근 도장도, 상벌 기준도 없다. 그래서 더욱 두렵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가능성이기도 하다.”
01. 아침은 반드시 온다
02. 내 이름으로 다시 걷는 삶
03. 나약한 생각을 끝내고
04. 소소한 일상부터 실행에 옮기다
05. 새로운 ‘나’를 길러내는 시간
06. 나답게 살아가는 중입니다
07. 퇴직 후, 나를 찾는 여행
08. 독일 귀테스로우의 분노, 그리고 용서
09. 퇴직이 축복이 되려면
10. 당신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11. 누가 사업을 해야 하는가
12. 과거를 흘려보내는 법 그리고 다시, 지금을 사는 일
제2부. 인생 후배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
“똑똑함은 순간을 빛나게 하지만, 현명함은 관계를 오래도록 빛나게 한다. 똑똑함이 머리에서 나온다면, 현명함은 가슴과 경험에서 나온다.”
01. 신이 준 선물
02. 진정 사랑받는 사람
03.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04. 내 인생 두 번째 계절에는
05. 호랑이의 심장을 잃지 않기를
06. 신이 내린 최우선의 훈계는 건강이다
07.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08. 신념과 품격을 지키는 삶
제3부. 문제를 넘어서 생각하기
“나이가 들수록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품격을 유지하라. 비교하지 말라. 나는 나일 뿐이다. 비교는 나를 교만하게 만들고 때로는 나를 나락으로 끌고 가는 위험한 독이다.”
01. 진정한 리더의 힘
02.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
03. 얼굴은 내 삶의 거울이다
04. 용인불의 의인불용(用人不疑, 疑人不用)
05. 눈빛 속의 진실
06. 사랑, 책임, 그리고 우리 사회의 미래
07. 신앙인의 자세
08. 인정하는 것도 성숙이다
제4부. 나의 루틴, 나의 취미
“나는 다시 묻는다. ‘내 안의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조용히 대답한다. ‘나는 여전히 진실을 갈망하는 존재다. 가식과 진실 사이를 오가며, 나다움을 찾아가는 순수한 인간이다.’”
01. 가면과 가식
02. 취미로 두 번째 인생을 살다
03. 나를 키운 것은 감성이었다
04. 뒤돌아보는 여유
05. ‘나 어떡해’를 다시 들으며
06. 올 한 해도 처음처럼
07. 말은 씨앗이다
08. 의사의 소명이란
09. 작은 선행, 큰 울림
10. 지옥은 내 마음속에 있다
11. 열정이라는 순수한 열차
12. 상처는 마음속 훈장이다
제5부. 소중한 친구는 최고의 보물이다
“인생의 길 위에서 나는 이제 조금 더 진심으로 살고 싶다. 부와 명예보다, 사랑과 존중, 그리고 진심을 다하는 삶이 내 인생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어 줄 것임을 믿으며.”
01. 산소 같은 존재
02. 그리운 나의 전우
03. 우정은 향기를 남긴다
04. 두 주름 사이에 새겨진 우리의 시간
05. 진심과 소박함으로 차린 밥상
06. 소중한 선물을 받은 하루
07. 이모티콘으로 전하는 마음
08.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제6부. 여행에서 만나는 진짜 자연, 진짜 자아
“오늘 나는 다시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내 삶에 감사하며, 욕심을 줄이고, 세상과 함께하며 살아가겠노라고. 순수한 마음과 열린 마음으로, 오늘도 이 세상을 살아보련다.”
01. 그랜드캐니언에서 우주를 보다
02. 속도위반 고지서의 깨달음
03. 운칠기삼(運七技三)
04. 나고야의 밤
05. 오키니와 이자카야에서
06. 갈베스톤의 추억
07. 우리의 자부심 인천공항
08. 인연과 운명
09. 감사라는 진짜 선물
10. 불꽃이 있는 삶
제7부. 사랑하는 가족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그날이 다가오면 나는 언제나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를 떠올린다. 너무도 사랑했지만, 너무도 불효했던 아버지께 이 글로 용서를 구하고 싶다.”
01. 가장 값진 유산
02. 한 번 더 부르고 싶은 이름
03. 사부곡(思父曲) - 어버이날에
04. 내 자녀의 첫걸음 날에
05. 자식에게 하고 싶은 말
06. 치매와 요양의 그림자
07. 월급쟁이의 운명
08. 연분홍 치마처럼
제8부. 깨어 있는 시민의 나라
“아내와 함께 장기기증을 약속하고, 각막기증을 서약하던 날. 서명은 몇 초에 불과했지만, 마음은 오랜 세월을 건너는 듯했다. 그날 이후 나는 조금 더 자유로워졌다.”
01. 가장 힘든 강의
02. 진정한 기부란
03. 순수한 외침의 노래
04. 신앙인으로 느끼는 괴로움
05. 눈 내리는 날 생각나는 고려인
06. 원칙을 버린 순간, 몰락은 시작된다
07. 소리치는 정치, 생각하는 시민
08. 홀로 아리랑에는
09. 총탄은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10. 광복의 그날에
11. 분노를 지혜로, 위협을 힘으로
12. 조국에 대한 사랑과 성찰 사이에서
13. 이 시대를 사는 시민의 마음
<이 책 본문 中에서>
“하지만 절망은 금물이다. 회사 밖에도 세상은 있고, 사람은 있다. 친구도, 가족도, 어쩌면 새로운 관계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회사라는 좁은 울타리 안에서 나는 나를 너무 작게 가두고 살았다. 명함이 없다고 내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나약한 생각의 끝에서 나는 결심했다. 명함에 쓰인 직책이 없어도, 나라는 사람의 가치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자부했다. 이제는 새로운 울타리를 찾아 나서야 할 시간이다. 조금은 낯설고, 어색하고, 불안하겠지만 그 속에서 나는 다시 내 삶을 ‘재설계’할 것이다. 퇴직 후의 삶도 어쩌면 또 하나의 조직, 또 하나의 공동체, 또 하나의 ‘나’와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내 말에 책임을 지려고 한다.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하루를 살려고 노력한다. 내일이 기다려지는 이유를 찾으려고 애쓴다, 이 같은 노력은 나를 새로운 시작으로 이끌어 준다. 그래서일까? 이번 달, 직원들에게 100% 특별 보너스를 지급했다. 그들의 눈빛 속에 비치는 진심 어린 기쁨은, 내게 있어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다.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쩌면 타인을 위한 진정한 배려와 나눔이 아닐까. 그것이야말로 우리 모두를 살아가게 하는 또 다른 이름의 사랑이다.”
“우정은 결국 나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내가 성급하면 관계도 흔들렸고, 내가 낮아지면 관계는 깊어졌다. 사람을 통해 나는 나를 배웠다. 우정은 단순한 인연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운명의 통로였다. 오늘, 나는 조용히 다짐해 본다. 익어가는 우정은 깊이 품고, 인연이 다한 관계는 감사로 놓아주겠다고. 마음의 공간을 비워야 새로운 향기가 깃든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정은 내 삶에 향기를 남긴다. 흐려진 관계는 내 마음에 여백을 만든다. 그 여백 속에서 나는 다시 숨을 고르고, 다시 걸음을 내딛는다. 그리고 문득 깨닫는다. 끝까지 곁에 남는 사람은 결국, 내가 향기를 남겼던 사람이라는 것을.”
“인생은 굴곡의 연속이다.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있고,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는 웃음이 있고, 감사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살아간다. 부모는 완벽하지 않다. 나 역시도 그러하겠지만, 자식 또한 완벽하지 않다. 그럼에도 서로를 용서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속에 삶의 의미가 깃든다. 그 불완전함 속에서 우리는 사랑을 배우고, 그 사랑이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오늘, 부모님이 아직 내 곁에 계시다면 그 이름을 한 번 더 불러드리고 싶다.”
<추천사>
퇴직은 한 시절의 끝을 알리는 말이지만, 김용신 대표의 『퇴직! 인생은 결국 홀로서기입니다』를 읽고 나면 그것이 꼭 끝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히려 오래도록 익숙했던 이름과 자리에서 한 걸음 물러난 뒤에야 비로소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시간, 남의 기준이 아니라 자기 호흡으로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시간, 그렇게 조금은 느리고 조금은 쓸쓸하지만 그래서 더 진실한 삶의 문턱 앞에 서게 하는 말에 가깝다. 이 책은 바로 그 문턱에서 시작된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앞세우는 일반적인 은퇴 담론과 달리, 여기에는 먼저 한 사람의 마음이 놓여 있다. 작가는 머리말에서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을 글로 표현하다 보면 공허하던 내면이 차오르며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고 적는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이 글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영원할 것 같았던 무대에서 내려와야만 하는 배우처럼 무너지는 자신을 붙들기 위해,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며 마음의 결을 다듬기 위해 써 내려간 독백이라는 점에서, 서서히 독자에게 삶의 안쪽을 들여다보게 한다.
이 책 전체의 정서는 작가 내면의 발견이고 아쉬움의 회상이다. 퇴직을 앞두고 새벽에 자주 눈을 뜨게 되는 일, 계산기를 꺼내 들고 남은 시간을 가늠해 보는 일, 회사를 떠나면 내 자리가 금세 다른 사람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생각 앞에서 문득 서글퍼지는 마음 같은 것들이 과장 없이 담겨 있다. 특히 “퇴직금으로 얼마나 버틸까”라고 스스로 묻는 대목에서 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자존심이었고 존재의 무게였다고 적은 문장은, 퇴직 이후의 삶을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음속으로 되뇌었을 법한 말처럼 읽힌다. 막막함은 막막함대로, 두려움은 두려움대로 나를 바라봐 주는 작가의 시선이 이 글을 단순한 하소연에 머물지 않게 한다.
새로운 삶을 마주한 그 불안의 시간을 지나며 한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삶의 빈칸을 다시 채워 가는지 보여주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목차 앞에 놓인 “퇴직은 나를 다시 ‘빈칸’으로 돌려보낸다. 이제는 내가 내 삶을 채워야 한다”라는 문장은 이 글 전체를 감싸는 하나의 숨결처럼 느껴진다. 퇴직 이후의 시간은 누군가 대신 짜주는 시간이 아니라,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스스로 살아내야 하는 시간이라는 뜻일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 말하는 홀로서기는 쓸쓸한 고립이 아니라, 결국 자기 삶을 자기 이름으로 다시 살아가는 일에 가깝다. 명함이 사라진 뒤에도 남는 것이 무엇인지, 역할이 걷힌 자리에서 끝내 자신을 지탱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페이지를 넘길수록 아름답다. 이야기 곳곳에 작가가 소중히 여기는 작은 마음의 결이 느껴진다. 일기를 닮은 문장들은 어떤 날의 공기, 어떤 밤의 고요, 어떤 말 한마디가 남긴 잔흔까지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과거의 직함과 자리를 붙들고 살아가려는 태도를 경계하는 대목에서도 그 결이 드러난다. 퇴직 이후의 시간을 상실의 언어로만 쓰지 않기 때문이다. 상처와 실패, 오해와 흔들림은 분명 곳곳에 배어 있지만, 작가는 “실패는 끝이 아니다. 삶이 우리에게 주는 또 하나의 장면일 뿐이다”라는 문장으로 스스로를 일으켜 세운다. 이어서 “당신은 지금 무너진 것이 아니라, 다시 서기 위해 잠시 앉아 있을 뿐”이라고 작가는 비슷한 삶을 걷는 독자에게 위로를 건넨다.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시간 또한 언젠가는 다시 자기 빛으로 채워질 수 있다고 말이다.
(김용신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260쪽 / 신국판형(152*225mm) / 값 16,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