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신화극장] 백두산 장백폭포

“너는 이 물을 어디에 쓰려 하는가.”

 

[3분 신화극장] 백두산 장백폭포

 

안녕하세요. 한나라입니다. 신화는 시간에 새긴 신들의 연대기가 아니라, 세상을 만들어간 인간의 마음이 남긴 흔적입니다. 그래서 신화는 시간이 낡아도 사라지지 않고, 오늘도 우리의 가슴 속에서 숨처럼 되살아나 이야기가 됩니다. [3분 신화극장]은 신들의 이름을 빌려 인간의 얼굴을 비추는 등불입니다. 이제, 이야기의 문을 열어볼까요. Let’s go.

 

오늘은 한반도의 뿌리라 불리는 산, 백두산의 심장부에 숨 쉬는 이야기, 물이 하늘에서 태어나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길, 그 경계인 장백폭포에 얽힌 신화를 들려드립니다.

 

아주 오래전, 백두산의 정상에는 하늘을 품은 거대한 호수, 천지가 고요히 숨 쉬고 있었습니다. 그 물은 단순한 물이 아니라 하늘이 내려놓은 기억이자, 땅이 간직한 비밀이었지요. 그때, 천지를 지키는 한 마리의 백룡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물의 흐름을 지키고, 세상의 균형이 흔들리지 않도록 살피는 존재였습니다.

 

물은 그의 숨결이었고, 고요는 그의 언어였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은 높은 산마저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한 사내가 천지의 물을 모두 차지해 자신의 왕국을 세우겠다는 야망을 품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백룡은 그를 막지 않았습니다. 다만 묻기만 했습니다.

 

“너는 이 물을 어디에 쓰려 하는가.”

 

사내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습니다.

 

“내 이름을 세상에 남기기 위해서다.”

 

그 순간, 천지의 물이 깊게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고요하던 수면은 거울처럼 깨지고, 백룡은 하늘을 향해 몸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한 번의 거대한 울음과 함께 천지의 물을 절벽 아래로 쏟아냈습니다. 그 물줄기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빛처럼 한 줄기 거대한 폭포가 되었고, 그것이 바로 장백폭포라 전해집니다. 사내는 그 물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이름을 남기려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채 산 아래로 돌아갔습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장백폭포의 물소리는 단순한 낙수의 울림이 아니라 백룡이 아직도 묻고 있는 질문이라고요. 그래서 장백폭포를 찾는 이들은 그 거대한 물 앞에서 쉽게 소원을 말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대신 잠시 눈을 감고 서 있습니다. 무엇을 얻을까가 아니라 무엇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를 묻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밤, 멀리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깊게 들린다면 그건 어쩌면 그 물음이 당신에게 닿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너는 무엇을 남기려 하는가.”

 

 

한 편의 작은 드라마, [3분 신화극장]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한나라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 2026.04.27 09:41 수정 2026.04.2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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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