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천도기의 갈등과 통합을 다룬 음악극이 다시 관객을 찾는다. 필통창작센터는 음악극 ‘천년의 사랑-대롱옥’이 ‘2026년 국가유산 활용사업’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과 공주시가 주최하는 이 사업에서 2년 연속 이름을 올리며 작품성과 활용 가치를 인정받았다.
작품은 백제가 한성에서 웅진으로 중심을 옮기던 시기를 배경으로 삼는다. 현재 공주 일대인 수촌리 고분군을 무대로 마한 소국과의 충돌과 통합 과정을 그린다. 정치적 긴장 속에서 서로 다른 진영에 선 인물들이 사랑을 매개로 관계를 맺지만 역사적 격변은 이들을 비극으로 몰아넣는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대롱옥’이 놓인다. 두 인물이 나눠 가진 이 유물은 시간이 흐른 뒤 다시 하나로 이어진다. 과거의 상처가 현재에서 회복되는 구조다. 사랑과 국가 형성의 서사가 교차하며 화해와 용서의 의미를 드러낸다.
올해 공연은 음악극 형식으로 재구성된다. 연출에는 서율이 참여해 감정선의 밀도를 강화한다. 대형 오케스트라와 국악을 결합한 음악 구조가 도입돼 서사의 긴장과 감정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역사적 소재를 대중적 공연 문법으로 전환한 점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지역 유산을 기반으로 한 창작 모델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필통창작센터는 공주 지역의 고고학 자료를 바탕으로 작품을 구성해왔다. 실제 출토 유물을 서사 중심에 배치해 역사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제작진은 이번 공연을 통해 국가유산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단순 재현을 넘어 현재적 가치로 해석하는 작업이다. 지역 공연을 넘어 장기적으로 브랜드화된 문화 콘텐츠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도 제시됐다.
공연은 오는 10월 수촌리 고분군 일대에서 열린다. 역사 현장을 무대로 삼아 관객이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체험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지역 유산과 공연 예술이 결합된 현장형 콘텐츠가 어떤 반응을 이끌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