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숲에 살지 않는다

이 책은 ‘왜 호랑이는 우리 숲에서 사라졌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다시 묻는 현장 에세이다. 단순한 동물 이야기나 생태 보고서가 아니다. 사라짐의 원인을 추적하며 공존의 가능성을 현실의 언어로 풀어낸다.


저자는 생명공학을 공부하던 중 아무르표범과의 만남을 계기로 삶의 방향을 바꾼다. 이후 20여 년간 중국과 라오스, 러시아를 오가며 호랑이와 표범의 마지막 서식지를 기록한다. 밀렵 현장과 국경을 넘는 추적 과정은 긴장감 있는 서사로 이어진다.


책의 핵심은 갈등을 피하지 않는 태도다. 가축 피해로 호랑이를 위협으로 인식하는 주민들과 마주하며 저자는 교육과 소통을 선택한다. 아이들에게 언어를 가르치고 보전의 의미를 나누는 방식으로 관계를 만든다. 공존은 이론이 아니라 반복된 접촉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문장은 건조하지 않다. 현장의 체온이 그대로 전달된다. 동시에 감정에 기대지 않는다. 실패와 좌절을 포함한 과정을 그대로 드러내며 독자가 현실을 직면하도록 만든다. 이 균형이 책의 힘이다.


저자 임정은은 국내에서 드물게 야생 현장에서 활동하는 호랑이 연구자다. 국립생태원에서 멸종위기종 복원 연구를 수행하며 국내 보전 체계 구축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책은 선택의 문제를 남긴다. 안정된 길을 떠난 한 사람의 기록이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무엇을 지키며 살아갈 것인가. 자연과의 공존을 자신의 삶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가.

작성 2026.04.28 10:14 수정 2026.04.2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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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