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로 생성한 이미지 / chat GPT>
나는 작년에 먼 학교로 발령이 났다며 독자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한 해 동안 감감무소식이었다. 변명 같지만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다. 새벽이슬 맞으며 집을 나서는 장거리 출퇴근과 처음 맡는 학교 업무, 매시간이 실험인 과학 수업 준비 등에 적응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마치 신규교사 시절처럼 열심히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작년 한 해를 보냈고 현재 학교 생활은 많이 안정이 됐다. 그러나 학교 생활 적응에 남은 한 가지 복병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다문화'이다.
2025년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저출생 영향으로 유치원과 초·중·고교 학생은 1년 새 13만 명가량 줄어든 가운데 초·중·고교와 대안학교 등을 다니는 다문화 학생 수는 20만 2208명으로 전년보다 8394명(4.3%) 많아졌다. 집계가 시작된 2012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우리 학교는 지역 특성상 더욱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다. 다문화 학생 비율이 전교 학생수의 30%를 넘어 한 학급 당 학생수 기준도 일반 학교보다 낮고 올해 다문화 학생의 학교생활 적응과 학습을 지원하는 특별 학급까지 생겼다. 저학년으로 갈수록 다문화 학생의 수는 더 많아 현재 1-2학년은 절반 가까이가 다문화 학생이다.
나도 올해는 5학년 담임을 맡아 다문화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다문화 학생의 국적, 입국 사유, 한국어 수준, 종교 등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우리 반에는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 파키스탄 이렇게 5개 나라의 다문화 학생이 있다.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 외국에서 태어나 어릴 때 한국으로 온 아이, 저학년 때 중도 입국을 한 아이, 한국말을 거의 못하는 아이, 이중언어를 넘어 4개~5개 국어까지 가능한 아이, 외국인인데 한국말만 할 줄 아는 아이 등 같은 반 친구지만 같은 점은 찾아볼 수가 없다.
우리 학교 복도에 붙은 우측통행 포스터에는 3개 국어가 적혀있고 급식시간에는 돼지고기를 못 먹는 학생을 위해 대체식이 제공된다. 다국어로 번역된 안내장이 배부되고 학생 명단만 보면 여기가 외국학교인지 한국학교인지 헷갈릴 정도다. 교직 20년 차에 지금까지는 건너 건너 들어왔던 다문화 학교 이야기가 눈앞의 현실이 됐다. 걱정 많은 내 모습이 무색하게 아이들은 이미 다문화에 익숙해 따로 또 같이 어울려 잘 지낸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또 배워가고 있다.
'알면 사랑한다.'는 최재천 교수님의 이야기처럼 자꾸 알아가려는 노력이 축적되면 이해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다.*그래서 독자 여러분들께 우리 학교에 다(多) 있는 다문화 이야기와 그밖에 다양한 학교생활의 에피소드를 들려드리며 우리 아이들에 대해 함께 알아가 보자고 글로써 손을 내밀어본다. 같이 가주실 거죠?
* 한국교육개발원 2025년 교육기본통계 보도자료 https://www.kedi.re.kr/khome/main/announce/selectBroadAnnounceForm.do?selectTp=0&board_sq_no=3&article_sq_no=36108
* [서울신문] 다문화 학생 20만 명 ‘역대 최대’… 학생은 13만 명 줄었다 https://www.seoul.co.kr/news/society/2025/08/28/20250828500225
* [강원일보] ‘알면 사랑한다’ 위태로운 세계 속 공부의 이유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131175
K People Focus 별무리쌤 칼럼니스트 (ueber35@naver.com)
안녕하세요. 격주로 진짜 교실의 이야기를 담은 칼럼을 쓰게 된 함께성장인문학 연구원 43기 별무리쌤입니다. 치유와 코칭 백일 쓰기, 인문의 숲 과정을 거쳐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달콤 쌉싸름한 이야기들을 글로써 독자들께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교육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글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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