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조직 내부의 비효율을 줄이기 위한 실험에 들어갔다. 노동조합과 공동으로 추진한 ‘빼야 산다! 비생산적인 일 줄이기(Work Diet) 공모전’을 통해 현장 중심 개선안을 발굴하고 실제 업무 구조에 반영하는 단계에 착수했다.
이번 공모전은 3월 중순부터 약 2주간 진행됐으며 개인과 팀을 포함해 총 29건의 제안이 접수됐다. 심사는 노조가 참여한 위원회를 통해 진행됐다. 실현 가능성, 효율성, 창의성을 핵심 기준으로 삼고 여기에 직원 322명의 선호도 평가를 반영했다. 단기 적용이 가능한 과제와 함께 즉시 실행이 어렵더라도 조직 전반의 문제 인식을 환기할 수 있는 제안이 동시에 선정됐다.
최종 대상은 ‘클릭 한 번으로 끝내는 취합 자동화’였다. 반복적인 엑셀 취합 작업을 자동화하는 프로그램으로 제안자가 직접 인공지능을 활용해 구현 방안을 제시했다. 단순 작업 시간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업무 구조 자체를 재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상에는 두 가지 제안이 선정됐다. 하나는 법인카드 사용 시 종이 영수증 제출 관행을 없애는 방안이다. 다른 하나는 보고 체계를 간소화하는 제안으로 문서 장식을 줄이고 마크다운 기반 보고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보고서의 형식보다 전달력과 속도를 우선하는 방향으로 조직 문화를 전환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우수상에는 국회 대응 전날 대기 관행 개선, 민원 대응 창구 정비, 보조금 집행과 정산 관리 체계 개선 등이 포함됐다. 이 외에도 상사의 직접 확인 확대, 명확한 지시 체계 구축, 수기 결재 축소, 비영리법인 관리 체계 정비 등은 특별상으로 선정됐다.
문체부는 선정된 과제를 실제 행정에 반영하는 데 속도를 낼 계획이다. 자동화 프로그램은 즉시 적용 가능한 부서부터 확산한다. 종이 영수증 폐지와 지시 체계 개선 역시 곧바로 시행에 들어간다. 마크다운 보고 방식은 시범 운영을 거쳐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일부 과제는 단계적 검토를 거친다. 국회 대응 관행은 현실 여건을 반영해 조정한다. 민원 업무는 일원화 대신 디지털 응대 기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계된다. 전자결재 전환 가능성은 전수 조사 이후 판단한다. 타 부처 협의가 필요한 제도 개선 과제는 별도 협의 절차를 밟는다.
이번 시도는 단순한 아이디어 공모를 넘어 행정 방식의 구조적 전환을 겨냥한다. 반복 업무를 줄이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저항과 혼란을 관리하는 것이 다음 과제다. 효율은 기술로 확보할 수 있다. 지속성은 조직이 스스로 납득할 때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