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오리 이야기

어느 늦가을, 야생오리들이 어느 집 농장에서 큰 잔치를 벌였다.
혹한을 피해 멀리 남쪽으로 날아가기 전에 마음껏 곡식을 먹고 힘을 축적하려는 것이었다.

이튿날, 출발할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한 오리가 다른 오리들은 출발하는데 그대로 농장에 남아 있었다.

'이 곡식들은 너무 맛있군. 나는 조금 더 먹고 떠나야지.'
그 오리는 그런 생각을 하며 홀로 남았다.
처음에는 딱 하루만 더 있으려고 했으나 곡식이 너무 맛있어 그만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조금만 더 있다가 따뜻한 남쪽으로 떠나야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오리는 그런 생각을 하며 곡식 먹기에 정신이 없었다.
곧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어왔다.
'이제 떠날 때가 되었군. 추위를 견딜 수 없군.'
오리는 그제야 날개를 펼치고 힘껏 날아올랐다.
그러나 살이 너무 쪄서 날아오를 수가 없었다. 오리는 하는 수 없이 평생 집오리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덴마크의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가 들려준 한 오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운동하고 있는 물체는 계속 운동하려는 속성이 있습니다.
이를 관성이라고 합니다. 관성은 물리적인 현상 세계뿐 아니라 우리의 행동과 정신세계까지 지배합니다.
예컨대 위의 오리처럼 안락함에 길들여지면 계속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이른바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지요.
혹시 .. .. 여러분도 현실의 안락함에 안주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그렇다면 빨리 빠져 나오십시오.
오래 머물다가는 영원히 날 수 없는 집오리 신세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출처 : 곽숙철의 혁신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