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식 칼럼] 우종영 작품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 나무에게서 배우는 삶의 자세를 말하다

민병식

저자는 고등학교 중퇴가 학력의 전부이지만 자연에서 습득한 지식과 지혜, 자신만의 철학을 담아, '나무로부터 배우는 단단한 삶의 태도들'이라는 달린 부제에서 보듯 '푸른 공간'이라는 나무 병원을 설립하고 '나무의사'라는 직함으로 30여 년을 나무와 함께한 저자가 나무와 우리의 삶을 비교하고 고찰한다. 

 

나무로부터 얻은 단단한 삶의 태도와 지혜 및 철학은 저자의 가난한 어린 시절, 색약 판정으로 인한 학업 포기와 밥벌이 현장 경험, 농장의 도제 생활, 10년 동안 몽골을 드나들며 깨우친 것 등 녹록지 않은 삶의 이야기와 버무려져 평소 무관심하고 보던 나무에게서 강한 생각지 못한 질긴 생명력의 외침을 발견하고 무심한 것 같은 나무를 통해 생명력, 사랑, 가족애, 희생 등을 배우는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무는 한곳에 정착하면 절대로 움직일 수 없기에 주변 환경에 가장 예민한 생명체라고 한다. 햇볕을 위해 방향을 바꾸어야 하면 미련 없이 바꾸고 싹을 틔운 나무는 땅속의 뿌리를 키우는데 전념하느라 평균 5년 동안은 자라지 않는다. 노력과 인내 및 담금질이 필요한 나무의 시간은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을 살도록 하는 원동력이다. 나무가 꽃과 열매를 피우고 맺을 때는 잠시 성장을 멈춘다. 죽어서는 다른 생명체를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는 나무다. 얼마나 질긴 생명력이며 살기 위한 몸부림이며 희생정신인가.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경이롭다.

 

책에서 처음 배우는 내용도 많았고 그래서 배움 또한 다양했다. 나무의 맨 꼭대기에 있는 줄기를 '우듬지'라고 하는데 나무의 성장을 선도하고 통제한단다. 오래된 나무는 대부분 속이 비어 있으며 작은 동물이나 곤충에게 소중한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알맞은 땅에 알맞은 나무를 심는 것을 '적지적수(適地適樹)'라고 하며 나무를 제대로 자라기 위해서는 필수 요소라고 하는 것, 침엽수가 많은 고산지대에서는 나무가 뿌리는 비인 '수우(樹雨)'를 볼 수 있고, 나무는 평생 한두 그루의 자손만 남길 정도로 냉정한 자연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척박한 땅을 개척하여 작은 생명들이 자랄 때까지 수호자 역할을 하는 가시를 단 나무들을 '임의(林衣)'라고 부르는데 막연히 가시가 있다고 찔리지 않으려고 피하기만 했던 상황이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어찌 생기든지 다 이유가 있는 거였다. 여린 나무의 뿌리 끝인 '뿌리골무'에서 나오는 점액질은 바위로 스며들어 바위를 부식시키고 틈새를 만들어 아무리 단단한 바위도 결국 갈라지도록 만든다고 하니 나무의 생명력인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만한 사실이다. 

 

특히, 4장과 5장에서는 특별한 나무에 대한 설명과 사람과의 인연을 말한다. '붉나무'는 무인도에 산다면 데려가고 싶은 나무란다. 어디든 사는 이 나무의 열매는 소금 대신 쓸 수도 있어 '천금목'이라고도 했고, 제주에서 겨울에도 붉은 열매를 달고 있는 '먼나무'는 새들의 곡식 역할을 하면서도 배설물을 통해 효과적인 자손 퍼트리기를 하고 있다는 것, 우리가 알고 있는 거대한 가로수인 '메타쉐쿼이아'는 20미터 넘게 자라는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서로 의지하며 사는 나무라고 하며, 우리말로는 버즘나무인 '플라타너스'는 껍질이 벗겨진 모습이 버즘(버짐)과 비슷해 그런 이름을 얻었다. 

 

강인함의 상징인 '소나무'는 1년에 한 마디씩 성장하면서 속이 꽉 찬 채로 천 년의 풍상을 견딘다. 1년 내내 각종 벌레에게 시달려 고달픈 삶을 사는 '벚나무'는 봄마다 화려한 꽃으로 치장하는 호사를 누린다. 60년 동안 살다가 한 번 꽃을 피우고 죽는 '대나무'는 나이테가 없어 나무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풀도 아닌 생명체다. 

 

개나리를 닮았으나 흰 꽃을 틔우는 '미선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물이어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고, 바위틈에서 혼자 평생을 사는 '개박달나무'는 햇볕의 독식을 위해 그렇게 위험한 곳을 선택한다고 한다. '튤립나무'는 보통의 잎과는 전혀 다른 신기한 모양의 잎을 지녔다. 모진 바닷바람을 견디며 척박한 바위에 사는 '보리밥나무', 일제가 토종을 죽게 하려고 일부러 심었다는 낭설로 인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는 '아까시나무(아카시아나무)', 남부 지방의 유용한 울타리 용도로 쓰인 '탱자나무', 느티나무와 함께 마을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팽나무', 발끝에 묻은 향기가 100리를 지나도록 남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백리향' 등의 나무 이야기가 다양한 인간의 삶을 말해주는 듯하다.

 

 

[민병식]

현) 한국시산책문인협회 회원

현) 시혼문학회 교육국장

현) 코스미안뉴스 칼럼니스트

2019 강건문화뉴스 올해의 작가상

2020 코스미안상

2021 광수문학상

2022 모산문학상

2022 전국 김삼의당 시·서·화 공모 대전 시 부문 장원

2024 아주경제신문 보훈신춘문예 수필 부문 당선

2025 원주생명문학상

이메일 : sunguy2007@hanmail.net

 

작성 2026.04.29 10:36 수정 2026.04.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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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