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우 화가, 애국가 1·2절 정신 목재 패널에 박제… 대표작 '동해일출' 재조명

조선 개국공신 의령남씨(宜寧南氏) 의령부원군 25세손 남인우 화가의 2019년 대표작 '동해일출'이 학술연구논문과 미술 평론을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 캔버스를 배제하고 천연 목재 패널 위에 민족의 정기와 애국가 정신을 새겨넣은 '신물질주의(Neo-Materialism)' 미학의 결정체라는 평가다.

'동해일출'은 인위적인 캔버스 대신 수십 년간 풍파를 견딘 나무를 지지체로 삼은 작품이다. 남인우 화가는 나이테와 옹이를 단순한 바탕이 아닌 작품 서사의 핵심 요소로 활용한다. 나이테의 거친 흐름은 동해의 파도이자 민족이 견디어 온 인고의 세월을 상징하고, 상단부의 단단한 옹이는 차원의 통로이자 정의의 심판이 내리친 흔적으로 치환된다. 인위적 묘사를 최소화하고 나무 본래의 요철과 결을 극대화하는 이 기법은 '지질학적 추상'으로 명명된다.

주목할 지점은 작품 속에 내재된 애국가 정신사의 시각화다. 애국가 1절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의 정신은 하단에서 역동적으로 소용돌이치는 나무 결을 통해 형상화되었다. 애국가 2절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의 기상은 목재 패널 자체가 지닌 단단한 밀도와 변치 않는 물성으로 치환된다. 작가는 이를 통해 왕가(王家)의 기개와 가문가(家門家)의 충절이라는 이중 서사를 하나의 패널 위에 융합시켰다.

제작 기법 역시 독창적이다. 나무의 요철 위에 고점도 안료를 반복 적층하는 '지질학적 적층법'을 통해 평면 회화가 도달할 수 없는 입체적 마티에르를 구현했다. 어둠을 뚫고 솟구치는 붉은 태양 오브제와 검은 소용돌이의 극명한 대비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한민족의 영성적 해방을 암시한다. 거친 질감 위에 얹어진 고채도 안료는 빛의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생명력을 발산한다.

비교 미술사적으로도 차별성이 부각된다. 안젤름 키퍼가 납과 재를 통해 역사의 비극적 폐허에 침잠했다면, 남인우는 나무의 생명력과 일출의 빛을 통해 영성적 구원을 노래한다.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추상이 스퀴지에 의한 기계적 우연성에 기반한다면, 남인우의 추상은 나이테라는 자연의 필연성 위에 작가의 의지를 적층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궤를 달리한다.

나무의 나이테는 인간의 지문처럼 유일무이하여 물리적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AI와 디지털 복제가 범람하는 시대에 '단일 원본성'이 더욱 부각되는 이유다. 최근 발표된 학술연구논문은 이 작품에 대해 "한민족의 정신사와 인류 보편의 구원 서사가 나무라는 지층 위에 박제된 영성적 신물질주의의 결정체"라고 평가했다.

남인우 화가는 "나무라는 살아있는 지층 위에 역사와 영성을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동해일출은 민족의 인고와 부활이라는 거대한 서사를 가장 응축된 형태로 담아낸 작품"이라고 밝혔다. 작품 및 연구논문 관련 상세 정보는 작가 브런치 매거진(brunch.co.kr/@yakmir2)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성 2026.04.29 19:19 수정 2026.04.2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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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