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던 역사, 길이 되다… ‘한국장애예술인 역사전’ 현장 호응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기획한 ‘한국장애예술인 역사전 - 길이 된 사람들’이 관람객의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다. 전시는 장애예술인의 계보를 복원하고 예술사의 공백을 메우는 시도다.


지난 22일 이음센터 이음갤러리에서 열린 오픈행사에는 120여 명이 참석했다. 형식은 절제됐다. 축사와 내빈 소개를 배제하고 방귀희 이사장의 진행 아래 정창권 교수와의 대담으로 구성됐다.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장애예술인의 흐름이 시간의 축 위에서 재배열됐다.


현장은 1세대 장애예술인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소설가 주영숙, 화가 석창우, 만화가 이해경, 소리꾼 최준, 휠체어 무용가 김용우, 한국무용가 김영민, 연극인 김지수가 각자의 창작 과정을 풀어냈다. 김지수 대표는 극단 애인을 20년간 이끌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 서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시는 기록을 넘어 감각을 호출했다. 1930년대 제작된 시각장애인 유동초의 퉁소 연주 음원이 공개됐다. 이어 최준이 판소리 심청가 일부를 선보였다. 정창권 교수는 작품 해석의 방향을 제시했다. 전통 서사에서 주변화된 인물을 재해석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심봉사는 결핍의 상징이 아니라 자립의 가능성으로 읽힌다.


토론은 확장으로 이어졌다. 대중문화평론가 김헌식, 문학평론가 김재홍, 문학관 운영자 김종회는 역사 인물의 재창작을 제안했다. 기록을 콘텐츠로 전환할 때 대중성과 지속성이 확보된다는 판단이다.


근현대 예술인의 가족도 현장을 찾았다. 수필가 장영희의 유족과 동양화가 장창익의 배우자가 참석해 기억의 의미를 전했다. 동시작가 권오순과 바이올리니스트 안병소의 작업도 재조명됐다.


전시는 5월 10일까지 이음센터 2층 이음갤러리에서 이어진다. 이 전시는 한 가지 사실을 환기한다.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아직 읽히지 않았을 뿐이다.

작성 2026.04.30 09:01 수정 2026.04.3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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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