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신간과 수험서를 무단 스캔해 PDF 전자책으로 제작·판매한 피의자를 검거하고 관련 장비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단속은 한국출판인회의 제보를 바탕으로 문체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와 한국저작권보호원의 공조로 진행됐다.
피의자는 2021년 4월부터 약 5년간 SNS를 활용해 주문을 받았다. 블로그와 카카오톡 채널, 엑스 등에 광고를 게시해 수요를 모았다. 주문이 들어오면 중고 서적을 구매하거나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을 휴대폰 앱으로 스캔해 PDF 파일로 제작했다. 가격은 정가의 절반 수준으로 책정됐다. 낮은 가격이 수요를 만들고 수요가 다시 불법 공급을 확장하는 구조였다.
수사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하루 앞둔 4월 22일에 이뤄졌다. 주거지 압수수색을 통해 도서 약 500권과 불법 PDF 파일 9,600여 점, 컴퓨터 등 장비가 확보됐다. 현재 디지털 포렌식이 진행 중이다. 피해 규모는 약 3억 원, 범죄 수익은 약 1억 원으로 추정된다. 시간과 기술이 결합된 불법 생산 체계가 확인된 셈이다.
법적 기준은 명확하다. 도서를 구매하면 소유권은 인정되지만 저작권은 저작자와 출판사에 남는다. 영리 목적의 스캔 대행은 ‘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지 않는다.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불법 행위다. 개인의 편의가 시장의 규칙을 대체할 수 없다는 원칙이 다시 확인됐다.
문체부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된 전공서적 불법 제본과 PDF 유통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학 커뮤니티에서의 파일 공유와 판매는 단기간에 확산되는 특성을 보인다. 실제로 저작권 침해로 고소된 뒤 합의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비용 절감을 위한 선택이 더 큰 비용으로 되돌아오는 구조다.
출판계는 모니터링과 법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문체부는 신학기마다 홍보와 계도를 병행하고 올가을에는 불법 스캔 대행업체에 대한 집중 단속을 예고했다. 이번 사건은 한 가지 흐름을 드러낸다. 디지털 기술이 접근성을 높일수록 규범의 경계도 더 분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