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인 동료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을 보면 흥미로운 장면이 반복된다. 처음 만나는 날은 어색하다. 서로 말을 아끼고, 분위기를 살핀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사소한 의견 차이로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서운함을 드러낸다. 그러나 며칠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웃음이 많아지고, 마지막 날에는 “벌써 끝이라 아쉽다”는 말이 나온다. 짧은 여행이지만 그 안에는 관계의 변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조직의 팀도 다르지 않다. 팀은 단번에 친밀해지지 않는다. 어색함을 지나고, 불편함을 통과하고, 협력을 배우며 성장한다. 브루스 터크만은 팀이 형성(Forming), 혼란(Storming), 규범화(Norming), 성과(Performing), 해산(Adjourning)의 다섯 단계를 거치며 성장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은 자연스럽지만 결코 자동적이지는 않다. 각 단계마다 다른 리더십과 다른 개입이 필요하다.

1단계 형성(Forming) – 탐색과 긴장의 시기
팀이 막 구성되면 겉으로는 평화롭다. 서로를 탐색하며 갈등을 드러내지 않는다. 회의는 무난하게 끝나고 모두 고개를 끄덕이지만, 사실은 기준과 기대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상태다. 이 시기에는 역할이 정해져 있어도 책임은 불분명하고, 프로젝트는 시작되었지만 주도적으로 책임을 선언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때 리더가 해야 할 일은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목표를 구체화하고, 역할과 책임을 언어로 정리해야 한다. 초기에 정리하지 않은 기준은 이후 갈등의 원인이 된다.
2단계 혼란(Storming) – 갈등과 충돌의 시기
시간이 지나면 팀 안의 차이가 드러난다. 회의가 길어지고 질문이 늘어난다. 누군가는 말이 줄고, 누군가는 강하게 주장한다. 많은 조직이 이 장면을 보고 “팀워크가 안 맞는다”고 판단하지만, 이 단계는 오히려 성숙으로 가는 통로다. 갈등을 회피하면 겉으로만 평화로운 팀이 된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방식과 기준을 논의하는 것이다.
리더는 갈등을 억누르기보다 안전하게 드러내고 조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혼란을 통과하지 않은 팀은 진짜 협업에 도달하기 어렵다.
3단계 규범화(Norming) – 신뢰와 규칙의 형성기
갈등을 지나면 팀에는 변화가 생긴다. 협업이 자연스러워지고 서로의 강점을 이해하게 된다. 팀만의 방식이 만들어지고, 암묵적인 규칙이 자리 잡는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안정에 안주하는 위험도 있다. 새로운 제안이 나왔을 때 “지금도 괜찮지 않나요?”라는 반응이 먼저 나온다면 성장이 멈출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팀 규칙을 명확히 정리하고, 그 위에 새로운 도전을 더해야 한다. 심리적 안전감과 도전 의식이 균형을 이뤄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4단계 성과(Performing) – 자율과 실행의 시기
이 단계에 이르면 팀은 리더의 통제 없이도 작동한다.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책임을 미루지 않는다.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러나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특정 인물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성과에 안주하면 팀의 에너지는 서서히 떨어진다.
성과 단계에서는 학습을 구조화하고 역할을 순환시켜야 한다. 성공을 자산으로 남기지 못하면 다음 도약은 어렵다.
5단계 해산(Adjourning) – 마무리와 전환의 시기
팀은 언젠가 해산한다. 프로젝트는 끝나지만 감정은 정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과 보고는 있지만 배움은 공유되지 않고, 관계는 자연스럽게 흩어진다. 그러나 마무리는 성장의 일부다. 회고를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정리하고, 서로의 기여를 인정해야 다음 팀 경험이 더 성숙해진다. 해산은 끝이 아니라 다음 시작을 준비하는 단계다.
팀은 자연스럽게 강해지지 않는다. 침묵을 지나고, 갈등을 통과하고, 안정에 머물지 않으며, 성과를 구조화하고, 의미 있게 마무리할 때 성숙해진다. 리더의 역할은 단계를 건너뛰는 것이 아니라, 지금 팀이 서 있는 위치를 정확히 읽는 것이다.
지금 당신의 팀은 어느 단계에 있는가? 그리고 그 단계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가?
팀의 성장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통과의 문제다.
[ 필자 소개 ]

조혜원 칼럼리스트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교육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과 리더의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리더십 전문가입니다.
LG전자와 SKT에서 사내 강사로 활동했으며, 개인·조직 코칭을 통해 지속적인 변화와 성장을 촉진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