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편의점에 가서 간식을 사달라고 했다.
나는 보통 필요한 것만 있는 곳으로 가서
바로 집어 들고 계산을 하고 나온다.
그게 편하고 익숙하다.
그런데 아이는 다르다.
한참을 둘러보고, 하나하나 바라보고,
고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과자 하나 사는 데도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그 시간이 조금 길게 느껴졌지만 이제는 안다.
아이에게는 그 과정 자체가
이미 즐거운 시간이라는 것을.
그래서 오늘은 조금 옆으로 물러나
나도 함께 둘러보았다.
가격도 보고, 새로 나온 간식도 보고,
“맛있겠다”, “신기하다”
작은 추임새를 넣어가며.
속도는 다르지만 같이 있는 시간은 같았다.
오늘, 편의점에서
기다림이 아니라 함께하는 방법을
조금 배운 날이다.
서두르는 효율보다 천천히 채워가는 온기가 우리 사이를 더 가깝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