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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름 붙이지 말아요
- 신카와 카즈에, <나를 묶지 말아 주세요> 부분
팝 아트 운동의 창시자 앤디 워홀은
브릴로 세제 상자를 그대로 모방한 작품인
‘브릴로 박스’를 제작하여
미술관에 전시했다.
미술관에서
브릴로 박스를 본 관람자들은
미세하게 전율을 느꼈을 것이다.
그들은 처음으로
‘브릴로 박스’를 보았다.
그들은 마트에서
무수히 많은 브릴로 박스를
보았지만,
그들은 브릴로 박스를
보지 않았다.
상자 안에 든
‘세제’를 보았다.
사람들은 수없이
뜰앞의 잣나무를 보았지만
그들은 잣나무라는 이름으로
잣나무를 보았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보지 않는다.’
조주 선사가
도(道)를 묻는 제자에게
“뜰 앞의 잣나무”
라고 외치자
그는 처음으로
눈앞에 선명하게 나타난
‘뜰 앞의 잣나무’를 보게 되었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