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필] 꾸준함이라는 말의 오해

‘매일’이라는 함정

괴테가 말했다.

 

"서두르지 않되, 그러나 쉬지도 말고, 꾸준히 나아가라."

 

이 문장을 처음 만났을 때 큰 울림이 있었다. 뭔가를 오래 지속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보다 명확한 지침이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 말에 작은 변주를 주고 싶어졌다.

 

"서두르지 말고, 쉬어야 할 땐 쉬면서, 묵묵히 묵묵히."

 

괴테는 "쉬지도 말라"고 했다. 나는 잠시 멈추거나 쉬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꾸준함을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계획한 것을 해내는 것만이 꾸준함이라고 믿는다. 그 믿음 때문에 단 하루를 빠지면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며칠이 지나면 아예 포기해버린다. 그건 꾸준함이 아니라 자기 학대에 가깝다.

 

나도 그랬다. 블로그 활동 초창기, '1일 1포'를 무리하게 감행한 적이 있다. 매일 포스팅 하나씩. 그게 진짜 꾸준함이라고 믿었다. 결국 중간에 몸에 탈이 났다. 꾸준함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걸 그때 몸으로 배웠다.

 

살다 보면 수많은 변수를 마주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 예상 밖의 사건, 쏟아지는 일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잠깐 멈춰야 할 때가 분명히 온다. 그 멈춤은 포기가 아니다. 부득이한 상황에선 쉬어가도 괜찮다. 내가 나약한 게 아니다.

 

진정한 꾸준함은 매일 하는 것이 아니다. 중간에 끊기더라도, 잠시 공백이 생기더라도, 그만두지 않고 결국 다시 이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마침내 의도한 것을 해내는 것, 그게 진짜 꾸준함이다.

 

한때 '중꺾마'라는 말이 유행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의 줄임말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변주가 필요하다. '중꺾그마',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계속하는 마음. 사람은 로봇이 아니다. 마음이 울적하거나 심하게 가라앉는 날도 있다. 그럴 땐 잠시 쉬어가는 편이 낫다.

 

쉬어야 할 때 쉬는 것도 용기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쉼과 게으름을 구분해야 한다. 지금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이 진정 필요한 휴식인지, 나태함인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이다.

 

꾸준함은 모든 것을 이긴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꾸준히 글을 쓴다. 묵묵히 묵묵히.

 

 

[박근필]

그로쓰 퍼실리테이터

읽고 쓰고 말하는 삶으로 당신의 성장을 돕습니다

박근필성장연구소장, 수의사, 

칼럼니스트, 커리어 스토리텔러

저서;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 

독저팅, 필북, 필레터, 필라이프 코칭 운영

부산 시청 특강 외 다수 출강

이메일 : tothemoon_park@naver.com

 

작성 2026.05.12 11:53 수정 2026.05.1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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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