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나무 재선충 피해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피해가 가장 심한 경북 동해안 지역은 산 전체가 죽은 소나무들로 붉은색으로 변한 곳이 많다. 특히 포항, 경주, 안동 일대가 전국 최악 수준이다.
산림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피해목 수는 경북이 약 186만 그루, 경남 약 90만 그루, 울산 약 35만 그루 순으로 경북이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피해 고사목이 5만 그루 이상인 ‘극심 지역’ 6곳은 포항, 경주, 안동, 밀양, 창녕, 울주군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재선충 피해가 빠른 속도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 5월 10일부터 17일까지 재선충 피해를 취재하기 위해 경남 지역과 강원도 일대를 둘러보았다. 경남의 경우 피해 극심 지역인 밀양 외에도 창원시, 고성군, 진주시 등지에도 피해 지역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반면에 방재 인력과 막대한 방재 비용 때문에 관계 당국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마전리 일대의 산도 드문드문 붉게 물든 고사목 소나무들이 많이 보였다. 주민 이 모 씨는 "죽은 나무 하나 베는 데 인부 3~4명이 달라붙어 하루 종일 거북이 작업을 하는데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라고 하면서 사실상 방재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기후 온난화로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등의 활동 기간이 길어지면서 재선충 피해가 남부 지방을 넘어 중부·강원권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강원도에서는 아직 경북·경남처럼 대규모 집단 고사는 아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춘천·홍천은 강원 영서권에서 비교적 피해가 심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강원도는 2026년 발표에서 춘천·홍천·원주·횡성을 “피해가 심한 지역”으로 직접 언급하며, 이 지역에 방어선 구축과 수종 전환 방제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도 전체 재선충 피해목은 약 1만 8,500 그루로 알려졌다. 춘천시 동산면 일대에서는 산 전체가 누렇게 변한 곳도 있고, 홍천 역시 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홍천군에 있는 팔봉산은 우리나라 100대 명산에 들어가는 산으로 산세가 가파르고 홍천강을 낀 절경을 자랑한다. 5월 18일 오전 팔봉산을 찾았더니 가파른 암벽 사이사이에 말라죽은 붉은 소나무 고사목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팔봉산관리사무소에 재선충 피해가 아니냐고 물었더니,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며, 원인 파악 후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은 장래에 한반도에서 소나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획기적인 방재 기술이나 약품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재선충 피해는 거의 속수무책으로 보인다. 산림청은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