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의암호

김현정

 

의암호

 

 

해 질 녘, 춘천 의암호 둘레를 산책하는 길

하늘 한 귀퉁이 보름달이 노랗게 뜨더니

머리 위로 떠 오른 달은

그만 호수에 퐁당 빠져버렸다

 

그날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두운 길을 차로 덜커덩거리며

달리고 달리니 멀미가 날 지경이었다

속을 가라앉히며 도시의 밤거리를 걷고 또 걸어

 

드디어 집에 도착해 내다본 밤하늘엔 

의암호에 빠져버린 그 보름달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그토록 달리고 달렸지만  

결국은 돌고 또 돌아

주님 손바닥 안

 

환하다

 

 

[김현정]

2018년 『한국작가』 등단. 

동서문학상, 서울시인협회상 등 수상. 

작성 2026.05.20 10:06 수정 2026.05.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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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