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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음악회 뒤풀이
베토벤의 합창이 은은히
가슴에 머물던 순간
콘서트홀을 나서자
겨울 공기 속에 빛의 결이 부서진다
줄지어 선 가로등들은
조용히 떨리는 별빛의 가지들 같아
도로 위에 은하수를 드리우고
나는 그 사이를 천천히 걷는다
한 해의 끝자락을 다독이는 것처럼
빛은 말없이 어깨 위에 내려앉아
고요히 쉬어 가라는 듯 속삭인다
마음은 어느새
눈 속에서 촛불이 피어오르는 것처럼
따스함으로 차오르고
밤하늘에 스며든 음악의 여운과
가로등의 금빛 숨결이
내 안을 은은히 채워간다
그렇게 나는
빛의 강을 건너듯
새로운 시작을 향해 조심스레 걷는다

[박순미]
2021년 『착각의시학』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