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송년음악회 뒤풀이

박순미

 

송년음악회 뒤풀이 

 

 

베토벤의 합창이 은은히

가슴에 머물던 순간

콘서트홀을 나서자

겨울 공기 속에 빛의 결이 부서진다

 

줄지어 선 가로등들은

조용히 떨리는 별빛의 가지들 같아

도로 위에 은하수를 드리우고

나는 그 사이를 천천히 걷는다

 

한 해의 끝자락을 다독이는 것처럼

빛은 말없이 어깨 위에 내려앉아

고요히 쉬어 가라는 듯 속삭인다

 

마음은 어느새

눈 속에서 촛불이 피어오르는 것처럼

따스함으로 차오르고

밤하늘에 스며든 음악의 여운과

가로등의 금빛 숨결이

내 안을 은은히 채워간다

 

그렇게 나는 

빛의 강을 건너듯 

새로운 시작을 향해 조심스레 걷는다

 

 

[박순미]

2021년 『착각의시학』 등단. 

작성 2026.06.03 09:59 수정 2026.06.03 09:59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우주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