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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뉴와 스트릿 사이에서
1
애비뉴와 스트릿이 만나는 교차로에서
나는 잠시 방향을 잃는다
직진해야 할까 회전해야 할까
직진은 매혹적이고
회전은 유혹적이다
내 유목의 역사는 매혹과 유혹의 충돌이다
2
나는 이 땅에 접목된 토종 유전자
생모의 젖내를 갈구하지만
이정표 없는 길들의 수유로
왕성해져 간다
길에 관한한 나는 낙관주의자
편견의 잔돌은 박치기로 받아내고
모멸의 비도 발라드풍으로 부슬부슬 맞는다
길 위에서의 전지작업이란
시선들과의 결렬한 교감을 견디는 것
차선을 바꾸려다 마주친 이웃의
눈빛은 이중주곡이다
가로수 겹벚꽃처럼
[조성자 시인]
『미주중앙일보』 신인문학상 당선
『시문학』 등단
『미주서시문학상』 우수상 수상
산문집 ‘바늘의 언어’
시집 ‘기어가는 것은 담을 넘을 수 있다’ ‘새우깡’ ‘아카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