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애비뉴와 스트릿 사이에서

조성자




애비뉴와 스트릿 사이에서

 

                 

1

애비뉴와 스트릿이 만나는 교차로에서

나는 잠시 방향을 잃는다

직진해야 할까 회전해야 할까

 

직진은 매혹적이고

회전은 유혹적이다

 

내 유목의 역사는 매혹과 유혹의 충돌이다

 

2

나는 이 땅에 접목된 토종 유전자

생모의 젖내를 갈구하지만

이정표 없는 길들의 수유로

왕성해져 간다

 

길에 관한한 나는 낙관주의자

편견의 잔돌은 박치기로 받아내고

모멸의 비도 발라드풍으로 부슬부슬 맞는다

길 위에서의 전지작업이란

시선들과의 결렬한 교감을 견디는 것

 

차선을 바꾸려다 마주친 이웃의

눈빛은 이중주곡이다

가로수 겹벚꽃처럼

 




 



[조성자 시인]

미주중앙일보신인문학상 당선

시문학등단

미주서시문학상우수상 수상

  산문집 바늘의 언어

  시집 기어가는 것은 담을 넘을 수 있다’ ‘새우깡’ ‘아카펠라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1.30 10:30 수정 2020.01.3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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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