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대하여

시인 이숨

슬픔에 대하여


                                이숨


자운영 꽃밭에 앉아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슬픈 눈

지쳐서 졸고 있을 때, 잠자리 한 마리

독새풀*에 앉을 듯 말듯

빙빙 돌다 날아 간다

뿔에 앉아도 되건만

뿔에 받힐까 몸을 사린 것일까

해는 저물어 매에에 울다가

아무도 없는 것을 알면서도

다시 뒤를 돌아본다

소화되지 못한 만남을 기억하려는 듯이

좁은 논두렁을 지나

대로변에서 까만 똥으로

발자국을 남기며

터벅터벅 집으로 가는 염소 한 마리

만남은 자운영꽃처럼 아름답고

이별은 독새풀처럼 끈질기다.


*독새풀 : 뚝새풀의 방언.


 



 

이 숨 시인

 

【이 숨 프로필】

은행나무숲상담소 소장(시치료 전문가)

제 7회 등대문학상 수상

제 2회  작품상 수상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 박사학위 수료

한국문인협회 회원

제2회 시끌리오 작품상




【시 평/시인 박선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낸 후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사람의 손 때가 묻은 물건이나 장소에가면

문득 떠오르는 심경을 시로 나타 내었다. 눈길 닿는 순간, 아릿한 가슴이 먼저 손을 내밀지만 오므라 든 빈손엔 눈물이 무형의 선물로 뚝뚝 했을까. 시에 잠시 스며 본다.

사랑은 장마처럼 긴 시간에 여미었으리라. 가을에 정열은 성숙한 연정이 여문 열매, 다음 생을 꽃피울 준비를 위해 그리움 한줄기 남긴 것이다. 시를 쓰내려간 시인의 눈물은 천지사방에 축복이 있으시길 기원한다. 시를 읽으면 마음에서 마음이 희망을 발현한다. 일찍 잃어 본 독자의 마음이 시에서 회상과 달램이 될것이다.


최주철 기자
작성 2020.03.31 09:24 수정 2020.03.3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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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