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덕 목사(남양주 충신교회)
한국교회, 새로운 부활체로 덧입기를
“예배당(=성전 문)을 폐쇄할 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전염병 확산 위험이 높은 시설로 교회를 지목하며 압력을 가하는 지자체 단체장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직접 성전 건축을 명하시고, 그 안에서 예배 받기를 기뻐하셨던 하나님의 말씀이다(말 1:10). “내가 너희 절기를 미워하며 멸시하며 너희 성회를 기뻐하지 아니한다.” 반기독교적인 어느 무신론자의 구호가 아니다. 자손대대로 절기를 지켜 행하고, 성회로 모이라고 명하셨던 하나님의 말씀이다(암 5:21). 변덕을 부리시듯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뒤집으시는 건가? 아니다. 형식은 있지만 내용을 상실한 종교, 화려한 수사(修辭)는 있지만 진정한 순종이 없는 예배에 하나님께서 철퇴를 가하신 것이다.
지난 2월부터 한국교회는 자발적으로 전염병 확산방지를 위해 모임을 축소하고 많은 교회가 온라인 예배로 전환 혹은 병행해왔다. 봄이 오면 상황이 호전되어 여느 때처럼 성도들이 함께 모여 부활절의 기쁨을 축하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부활절 예배”가 우리에게 사치였을까?
지금 한국교회는 “성전 문을 닫을 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하나님의 준엄한 음성을 들어야 할 때로 보인다. 이번 기회에 신천지의 마각이 드러났다고 마냥 좋아하기엔 우리의 죄가 너무 크다. 신천지 같은 괴물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한 것을 회개해야 한다. 복음의 강력한 능력으로 신천지를 극복해야 할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정부와 언론의 도움을 받고 있는 사실에 부끄러워해야 한다.
부활의 절기가 돌아왔다. 부활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를 전제한다. 동시에 우리의 부활을 약속한다. 복음에서 이탈하여 죄로 얼룩진 우리가 예수의 십자가에 못 박혀 죽고, 새롭게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나기를 소망한다. 부활은 단순히 옛 것으로 회귀가 아니다. 새 하늘과 새 땅에 걸맞은 새로운 부활체를 입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기도 역시 “예전처럼 다시 모이는 것”이 되어선 안 될 것이다. 변화된 모습으로 “예전과 다르게 모이는 것”이 되어야 한다. 성경적 바른 신앙을 회복하고, 거룩한 순종이 세상 속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부활체를 입어야 한다. 사망 가운데서 그리스도를 일으키신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다시 일으키시리라 확신한다. “그가 다시 사셨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