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영 박사*
신학 학문에 관심이 깊은 어느 후학에게 (1)
한국에서 고신대학교와 총신대학교에서 공부하고 미국으로 유학 온지 30여년이 훨씬 넘게 미국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오랫동안 강의를 하면서, 학생과 같이 학구열이 대단한 사람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나는 교회에서는 은퇴(retire)했지만, 신학교 강의는 계속하면서 지금도 공부를 계속하고 있지요. 그런데 선배로서 조언을 좀 한다면, 학생같이 체계도 없이 이 책 저 책을 가리지 않고 마구 읽는 것(Reading)은 지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래전에 어느 기도원에서 만난 총신 출신 후배 전도사님이 폴 틸리히(Paul Tillich)의 기독교사상사(A History of Christian Thought)에 심취하여 빠져드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그 책은 개혁신학(Reformed theology)을 완벽하게 정립한 후에 읽으라고 조언을 해준 적이 있습니다. 성경말씀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고 있는 신학,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비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성경말씀의 원리(the principle of the Word of God)에 가장 가까운 신학으로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어차피 성경해석에 완벽한 사람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석은 필연적인 것이니, 신학이 필요할 것이고, 신학들 중에, 아무래도 자유주의 신학(Liberal theology) 즉 급진신학(Radical theology)보다는 개혁신학(Reformed theology)에 오리엔트(orient)되는 편이 절대적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경우에는 고신대학교와 총신대학교에 다닐 때에 개혁신학(Reformed theology)으로 조직신학(Systematic theology)과 자유주의 신학(Liberal theology)인 현대신학(Contemporary theology)을 동시에 비교연구하면서 이미 개혁주의 신학(Reformed theology)을 신학의 기초(theological foundation)로 자리 잡게 된 경우입니다.
자신이 신학의 정체성(identity)이 확고하지 못한 상태에서 급진적(radical)인 학문(신학)에 심취하다 보면 거의 대부분이 자유주의 신학으로 기울어지게 됩니다. 한국에서 개혁주의 신학공부를 많이 한 유명한 학자들 가운데서도 미국이나 특히 서유럽에 가서 자유주의 신학을 연구하고 돌아온 교수들 대부분이 신학의 좌경화가 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보게 됩니다.
좌경신학에 빠지는 것은 자유주의신학이 묘미가 있고 수준이 높은 것 같이 느끼기 때문이지요. 박사과정에 가면 신학의 연구방법(Methodology of Theology/Research Methodology)을 공부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유주의는 구조론적 접근(structural approach)으로 변증법적 귀납법(dialectic inductive method)을, 개혁주의에서는 존재론적 접근(ontological approach)으로 연혁법적 방법(deductive method)을 사용하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학문의 인과론적 결과(causality)로 인하여 전혀 의도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게 되어 좋지 않은 결과에 이르게 됩니다.
물론 학생은 신학의 정체성(identity)에는 관심 없이 양쪽신학을 열심히 연구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이는 신학을 모르는 사람들의 말과 같이 하나의 독선이 되기 쉽습니다. 확고한 성경적 개혁신학의 정체성(identity)을 가지고 나서 자유주의 신학을 연구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경우에는 동시에 연구해서 신학교에서도 조직신학과 현대신학을 가르쳐오고 있습니다.
나의 저서 중에 [성경난제 해석과 방법론](CLC)이라는 책의 통독을 권해드립니다. 이 책은 성경해석의 배경에 튼튼한 개혁주의 신학의 원리와 방법론이 뒷받침해주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완벽하게 섭렵하고 이해한다면, 상당히 개혁주의 신학이 정립되리라고 자부합니다. 그 후에는 어떠한 책을 읽더라도 비평이 가능하며 자신의 신학사상에 자신이 붙을 것입니다. 학문을 올바로 열심히 연구해서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훌륭한 종이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