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나라에서 냉장고 없는 삶을 상상해 보라. 끔찍하지 않은가. 우리와 좀 먼 나라인 인도의 이야기다. 인도는 매우 덥다. 그리고 서민들의, 특히 시골 주민들의 경제력은 대체로 좋지 않은 편이다. 인도 가정의
약 80%가 냉장고 같은 기본적인 가전제품을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인도의 FMCG (Fast Moving Consumer Goods : 빠르게
변화하고 소비되는 소비재)분야의 대표적인 그룹인 고드레지
(Godrej) * 가 움직였다. 개발 프로젝트 팀장인 나브레제 고드레지 (Navroze Godrej)가 제품 개발을 위해 인도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현장을 파악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비자들의 pain point를 헌팅하기 위해서! 이들은 인도의 시골에서는 그곳의 유지가 보유한 냉장고를 일종의 사용료를 내고 여러 명이 공 유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음식을 도둑맞는 경우도 발생한다. 안타깝다. 게다가 주민들은 음식을 보관할 냉장고가 없으니 멀리 떨어진
상점까지 매일 힘들게 왕래해야 했다. 설사 냉장고가 있어도 시골에서는 정전이 잦아 사용하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고장이라도 나면 A/S를 받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와 같은 애로사항과 함께 냉장고와 관련된 주민들의 희망사항도 알게 된다. 농촌 가정은 주거 공간이 좁기 때문에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냉장고를 원한 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pain point를 해결하기 위해 고드레지 그룹은 냉장고
개발에 착수했다. 시골 주민들의 애로사항과 희망사항, 또한 경제 사정을 고려해 ‘더 작게, 더 싸게 (Make it Smaller, Make it Cheaper)’에
집중했다. 결국 고드레지 그룹은 6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 일반 냉장고의 절반 수준인 전력량, 전기가 끊겨도
작동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냉장고를 탄생시켰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시 골 주민들이 이사가 잦은 면을 고려해 무게를 8kg 정도로 가볍게
만들어 이동성까지 높인 것이다. 정말 ‘획기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딱 어울리는 냉장고 아닌가. 그 냉장고는 바로 초투쿨 (힌디어인 ‘Chotukool 초투쿨’은 어로 ‘Little Cool’이라는 뜻)이라고 불리 는 제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냉장고에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압축기를 제거하고 노트북 배터리를 식히는 데 쓰는 쿨핀과 비슷한 장비를 장착해
냉온 보관이 가능 하게 하다. 이 제품은 출시 첫해에 10만
개나 판매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 최고 권위의 발명상인 에디슨 어워드(Edison Award)에서 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도 낳고. 이 냉장고는 ‘높은 이동성’이라는 장점을 강조하여 최근에는 풀장, 도심형 가 족 파티 등 다양한 용도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소비층을
확대하니, 당연히 매출도 증대되지 않을까. 소비자의 pain point에 주목한 결과는 그야말로 심히 창대했다.
박소윤 : 마케팅 & 브랜드 전략 컴퍼니 Lemonade&Co. 대표 및 Small Data 전문가. 경영학 박사 /경희대 겸임교수 外 홍익대학교 석박사 통합과정에서 마케팅 강의중이다. 대기업, IT회사, 브랜드 & 마케팅 컨설팅 기업 등에서 10년간 직장 생활 후, Lemonade&Co.를 설립해 다수의 광고 회사와 마케팅 & 브랜드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저서로는 <AI도 모르는 소비자 마음>, <마케팅 관리론―핵심 실무 중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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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박소윤 / 레모네이드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