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차영의 대중가요로 보는 근현대사] 울어라 색소폰아

울어도 울어 봐도 대답 없는 첫사랑

김영일·송운선·차은희

 



1963년 럭키레코드 음반 NO-5 A면에 <차차차 서울구경>, <아메리카 목장>에 이어 3번 트랙에 <울어라 색소폰아>를 담고, B1번곡이 <트위스트 인생>이다. 이 곡조는 노래 제목에 어울리게 테너색소폰으로 전주곡 오프닝을 한다. 자라자라 짠짠~ 자라자라 짠짠~을 반복하면서, 노랫말을 불러낸다. 노랫말에 사용된 색스폰은 색소폰(Saxophone)으로 표기하는 것이 바른 표기인데, 옛 감흥이 살아나도록 원문대로 적었다.

 

울어라 색스폰아 밤새도록 울어라/ 그 옛날 첫사랑의 상처받은 이 가슴/ 못생긴 내 청춘은 고이 달래 주려마/ 울어라 색스폰아 너나 실컷 울어라// 울어라 색스폰아 내 대신에 울어라/ 울어도 울어 봐도 대답 없는 첫사랑/ 밤마다 이 설음 잊어줄까 하련가/ 울어라 색스폰아 너나 실컷 울어라// 울어라 색스폰아 속 시원히 울어라/ 헝클은 마음속에 긴 한숨을 다 풀어/ 구슬픈 멜로디에 하소 실어 보련가/ 울어라 색스폰아 너나 실컷 울어라.(가사 전문)

 

노래 속의 화자는 첫사랑을 잃어버렸다. 아니 빼앗겼는지도 모른다. 사별(死別)했을 수도 있으리라. 그는 색소폰 연주를 들으면서 스스로 청춘을 달랜다. 색소폰 선율에 따라서 울고 있다. 울어도 울어도 첫사랑은 대답이 없다. 그렇게 밤마다 운다. 헝클어진 마음을 한숨으로 다 풀어놓는다. 노랫말을 지은 김영일과 멜로디를 얽은 송운선의 사실적이고 적나라(赤裸裸)한 감성 융합에 갈채를 보낸다.

 

색소폰(Saxophone)1840년경 벨기에 출신 아돌프 삭스(Adolphe Sax, 1814~1894)가 발명한 목관악기다. 연주자의 호흡을 소리로 아우러내는 관이 금속제이지만 목관악기(木管樂器)로 친다. 소리를 내는 리드가 갈대(대나무)이기 때문이다. 명칭은 발명가의 이름 삭스(Sax)에서 따온 것이다. 악기의 몸통 금속은 황동(黃銅, 구리+아연합금홍동(紅銅)이다. 색소폰은 리드(reed), 마우스피스(mouthpiece), 리가춰(ligature), (neck), 본체(body), (bell), 키워크(keywork)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리가춰를 사용하여 리드를 마우스피스에 고정시킨 후 입으로 공기를 불어 넣어서 소리를 낸다. 색소폰의 본체와 벨에는 26개의 톤 홀(tone holes)이 있고, (key)를 사용하여 톤 홀을 조작한다.

 

아돌프 삭스는 아버지의 DNA를 물려받은 듯하다. 악기제작자의 아들로 어려서부터 독창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했단다. 악기제작을 하면서 색스 혼, 삭스 튀바, 삭소 트롬바 등 수많은 악기를 발명하였다. 색소폰은 큰 음량으로 군악대·콘서트 밴드 악기로 유용했고, 독특하면서도 부드럽고 아름다운 음색으로 전원적이고 서정적인 무드를 조성한다. 1920년대에 이르러 재즈 밴드에도 편성되기 시작했다. 1950년대 색소폰 선율로 감흥을 주름잡은 쿨 재즈의 대가는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 1926~1967)이다.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색소폰연주자 중 한 명이다.

 

1960년대 이후, 색소폰은 전문 연주자들뿐 아니라 아마추어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클래식 연주와 재즈 연주를 위한 교본들이 출판되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색소폰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1969년에는 미국 시카고에서 색소폰연주자들의 축제라 할 수 있는 세계색소폰협회(World Saxophone Congress)가 창설되어, 3년마다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협회가 주관하는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모든 종류의 색소폰은 운지법이 동일하다. 입술로 무는 앙부셰와 연주를 위한 휴대 자세는 종류와 연주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운지법은 한 번 습득하면 다른 음역의 색소폰도 연주할 수 있다. 색소폰의 음역은 대략 두 옥타브 반 정도이며, 숙련된 연주자들은 더 넓은 음역도 연주할 수 있다. 색소폰은 악보에 기보 된 음과 실제 소리 나는 음이 서로 다른 조옮김악기(이조악기, 移調樂器, transposing instrument)이며, 음역대가 다른 악기라도 같은 방식으로 기보한다. 현재 색소폰연주자들은 높은음자리보표를 보고 연주한다.

 

 

[유차영]

문화예술교육사

솔깃감동스토리연구원장

 




편집부 기자
작성 2020.04.15 11:41 수정 2020.04.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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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