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좋았습니다.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시는 제게 금석지교(金石之交) 관계입니다. 시를 좋아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그대처럼 시는 저에게 청초하고, 순수하고, 매력 있는 친구입니다. 첫 시집인 저의 시가 코로나 19로 조금 힘든 이 5월에, 우뚝 서서 제 곁을 떠나 독립하여 자박바박 걸어갔으면 합니다. 얼굴엔 KF96 마스크를 쓰고, 두 손은 손 소독제를 바르고, 직립보행으로 기침하지 않고, 2M 건강거리를 지키며 독자들에게 다가가 주먹인사를 나누며, 대화를 나누기를 원합니다. 제 시의 한 구절 한 구절의 건강한 시가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작지만 강한 백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석정 시인의 시 「애가哀歌(1940년)」처럼 이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가는데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하는 유붕이자원방래(有朋而自遠訪來)의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다면 참으로 기쁘겠습니다. 코로나 19로 몸도 마음도 힘이 들고 지쳐가는 시절입니다. 제 부족한 시가 이 어려운 시국(時局)의 불안한 마음에 안정과 푸근함을 주는 한 조각의 식빵과 커피와 같은 재충전의 에너지가 될 수 있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시집 서평)
유해용 시인의 시에서는 자전적 바탕에 삶의 단면을 오버랩시킨 한국적인 르누아르의 행복감이 느껴지는 것을 3부 「멘토와 멘티」와 4부 「꿈같은 사랑」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오랜 교단생활에서 몸에 배인 끈끈하고 따뜻한 정을 있는 그대로 시로 우려낼 수 있다는 것은 사물과 사람을 대하는 유시인의 눈이 봄비처럼 포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려운 시가 아니면서도 가슴에 울림을 주는 시가 대중적인 면에서 더 잘 읽히고 있다는 것을 볼 때, 청초하고 순수한 시를 쓰고 있는 유시인의 한 조각의 식빵과 커피 같은 에너지의 시(詩)가 독자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오길 기대한다.
- 한인석(시인, 한국문인협회제천지부 회장 역임)
유해용 시인은 국어 선생님의 면모를 시마다 드러내면서 시상을 펼쳐나가고 있다. 가시리나 진달래꽃, 정읍사, 미당의 자화상까지를 시에 형상화시켜 표현하여 역사성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시를 깊이 있게 하며 고유한 정신을 이어가는 시에 대한 조응이 커다란 의미와 울림이 있다. 또한 이러한 시작(詩作)을 통해 인생이 승화되기를 기대한다. 시의 역사성과 함께 역사성을 넘어서는 기지(奇智)를 또한 고대(苦待)한다. 그간의 시간을 시집에 묶어 이 세계에 내어놓는 그가 이제는 날개를 달고 날아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유해용 시인의 강한 자장을 읽고 나니 그의 시공간에서 움직이는 존재와 시간과 사랑이 깊이 있게 다가온다. 수십억 개의 별에 수놓인 그의 주름이 세상에 가득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 김신영(시인, 문학박사)
(유해용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176쪽 / 변형판형(135*210mm) / 값 1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