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경영에 대하여(출판사 대표 5인에게 묻는다)
출판에 대한 나의 소신
[A출판사 K 대표]
어느 날 흔들리는 버스에 4~5명의 아이들이 탔습니다. 언니로 보이는 아이들은 자기보다 나이 어린 동생들을 챙기고 배려하고, 동생들은 그 말에 잘 따르고 순종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우린 서로 많이 사랑해요” 라고 말하는 것이 들리는 듯 보여졌습니다. 무심코 밝고 예쁜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우리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 한 권 팔면 얼마가 남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만든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진실성을 갖고 다가가는 책을 만든다면 그들도 우리의 책을 찾아줄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요?
[B출판사 J 대표]
‘좋은 책’의 기준은 ‘있어 보이는 책’이 아니다. 독자가 많이 찾는 책이다.
[E출판사 K 대표]
전 세계를 통틀어 200년 이상된 기업이 5천여 개가 있다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200년 이상된 기업은 없다. 주목할 것은 200년 이상된 기업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면 창업자 혹은 사장에게 반드시 사업에 대한 창업정신, 즉 소신이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창업정신 혹은 사업에 대한 소신은 사업의 존재이유를 담는 중요한 지표가 되는 것 같다.
사업을 하면서 혹은 어려울 때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있다면 “배운 게 도둑질”이라는 말이었다. 참 무책임하고 대책 없는 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배운게 고작 이거라서 이걸 하고 있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할 수 없어서 하는 일이라는 것은 결국 소신이 없다는 말이며, 그것은 곧 자기사업에 대한 비전에 없다는 말과 같은 말이지 않을까?
창업 초기에는 다양한 출판 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 돈을 벌어 그 돈으로 좀 더 내가 내고 싶은 양서를 출판하고픈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나만의 생각이었지, 그것이 뜻대로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창업 10여 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보건대 뚜렷한 소신을 자신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는 분명히 다르다. 일하는 방식이 다르고, 독자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다르다.
책을 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누구나 자신의 내면에 변화를 준 책 한 권쯤은 가지고 있다. 책은 오래 전부터 원천적 지식이자 정보이며, 그것들을 통해 누군가에게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음을 말이다. 출판은 이 시대 지식의 원천임을 자부하면서 그 원천을 아름답고 쉽게 가공해내면서 내가 만든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올바른 지식과 정보, 그리고 기쁨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소신이며, 우리 출판사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90년대 후반 ‘독자의 1초를 아껴주는 정성’이라는 모토를 통해 본격적으로 등장한 한 출판사가 있다. ‘독자의 1초를 아껴주는 정성’이라는 모토는 그 출판사가 원고를 대하는 마음가짐이자 책을 만들어 독자에게 주고자 하는 서비스 정신임을 알 수 있다.
[M출판사 J 대표]
“출판은 사람과 사회와 국가를 살찌우는 영양제이다.”
[T출판사 L 대표]
아무리 전자책이 활성화가 되더라도 출판의 기획과 편집 분야는 필요하다. 만들 책의 기획과 편집은 기본이 되는 것이다. 제작의 경우는 종이책과 전자책이 전혀 다르므로 다시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마케팅 또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업무의 흐름이 이루어질 것 같다.
책은 언제나 우리에게 필요하며 그 책을 만드는 출판은 영원하리라 생각이 된다. 그래서 아무리 배가 고프고 시련이 와도 참고 견딘다면 언젠가는 웃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자료제공 : 투데이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