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의 두루두루 조선 후기사] 제18화 점복과 풍수

[최영찬의 두루두루 조선 후기사]

 

제18화 점복과 풍수

 

현재 무속이나 점을 쳐서 생계를 유지하는 이가 전국적으로 80만 이상 된다고 합니다. 매년 정초가 되면 토정비결이나 올해의 운세 보기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보통 날에도‘오늘의 운세’란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신문 애독자의 눈을 끕니다. 수험 때나 인사이동 시절에는 더욱 성황을 이루는데 전통적인 사주명리학이나 무당의 신점도 부족한지 서양의 타로점까지 들어와 궁금한 미래의 운명을 알려줍니다. 점치는 것은 미신이라고 막는 기성종교에 충실한 이들도 집안에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점을 치러가는 일이 많습니다. 이렇게 점은 우리의 생활과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조선조에는 어땠을까요? 문명화된 지금도 이런데 그때는 매일의 일상이 점에 매여 있다고 과장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혼인 날짜나 이사 갈 때 방향 등 중요 결정을 점에 맡겼습니다. 농민은 농사가 잘되나 안 되나 고기 잡는 어부는 탈 없이 고기를 많이 잡아야 하기에 미래를 알아야 했습니다. 전염병이 돌거나 전란의 위험이 있을 때도 점치는 것은 중요했습니다. 미래를 알면 흉사가 있을 때 피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넉넉하고 배운 것이 많은 양반도 점을 많이 쳤는데 과거시험의 합격 여부를 알아보거나 당쟁의 위협에서 피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전쟁에 나가는 군인들도 점을 쳤습니다.

왜군을 맞아 23전 23승을 한 이순신 제독의 척자점은 유명합니다. 척자점은 윷을 던져 치는 점으로 도개걸윷모에 숫자를 매겨 그것으로 미래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결전을 앞두고 좋은 괘가 나오면 전투에 임했고 나쁜 괘가 나오면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이것을 두고 미신이라고 가볍게 여길지 모르지만, 신기하게 적중하는 것을 보면 무시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또 세종대왕께서는 북방 여진족을 방어하는 장군이 점을 치지 않고 전투한다고 질책하고 점치는 도구를 보내기도 했다는 기록을 보면 당시에는 점의 효능을 확신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점에는 윷이나 산가지를 던져 괘를 뽑는 주역점도 있고 타고난 생년월일시를 통해 운명을 알아보는 명리학도 있었지만, 무당이 치는 신점이나 맹인이 치는 점이 있었습니다. 이런 점치는 행위가 빈궁한 여자나 장애자로 세상살이에 낙오하기 쉬운 맹인의 생계유지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점에 대해 부정하면 할수록 신비함은 끈질기게 남았습니다.

점복 다음으로 믿었던 것이 풍수입니다. 배산임수, 좌청룡 우백호라는 말이 상식일 정도로 민간에 파고든 풍수는 과학적 근거가 있습니다. 집터를 정할 때는 매우 유용하고 무덤을 쓸 때도 유용하나 문제는 무덤을 잘 쓰면 금시 발복(今時發福)한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대통령의 꿈을 가진 사람은 부모나 조상의 묘를 소위 명당으로 이장합니다. 무덤에 들어가 있는 조상의 은덕을 보자는 것이지요. 재벌이 나오고 대학자가 나오는 명당도 있다고 합니다. 명당은 여자의 성기 모양을 하고 있는데 돈이나 권력이 있는 사람은 이곳을 찾아 무덤을 쓰곤 했습니다. 어찌나 풍수를 신봉했는지 조선조 소송의 대부분이 무덤을 두고 싸우는 것이었고 어떤 사람은 차례대로 무덤을 쓰는 종중 산의 명당에 들기 위해 자살한 사건도 있습니다.

과연 명당을 쓰면 발복할까요? 풍수쟁이들은 동기감응(同氣感應)에 의해 자손이 발복한다고 말하며 누구누구가 명당을 쓰지 않았느냐고 합니다.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풍수쟁이를 찾지 않을 테니까요. 그러나 소위 명당을 쓴 분의 후손 중에 출세한 분도 있지만 몰락한 분도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무덤을 쓰거나 이장한 후에 집안에 변화가 있는 사람도 가끔 있습니다. 어떤 아이가 할아버지의 무덤에 다녀온 후에 갑자기 하반신이 마비되어 무덤을 파헤치니 시신이 무릎 아래에 물이 잔뜩 차 있었다고 합니다. 이장을 하니 아이의 마비가 풀렸다고 하며 동기감응의 영험함을 말하지만, 신점처럼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사랑해준 할아버지의 상태를 투시하여 그 상태가 전이되었기에 벌어진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시우 기자
작성 2018.09.04 16:07 수정 2019.12.3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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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