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다윤 시인] 할아버지의 詩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는 오늘도 불을 지피고 계셨다

 

불이 붙지 않는 장작 위에

살아온 세월과 한숨이

작은 통나무 위로

침묵과 함께 내려앉는다

 

한동안의 침묵이

뒷산의 뻐꾸기 소리와 함께

뒤엉켜

새로운 시()를 만들어냈다

 

새로운

녹초 되어 지친 여름 햇살을

보드라이 쓰다듬는다

 

할아버지는 에 불을 지피고 계셨던 것이다 



자료제공 : 도서출판 다경

이시우 기자
작성 2020.08.20 13:59 수정 2020.08.2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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