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선 8.15 광복절을 기점으로 부관참시(剖棺斬屍) 정치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가 하면 신천지교회에 이어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의 코로나 19 확산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는 보도에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대처함에 있어 대한민국이 모범국으로 세계 언론의 찬사를 받아온 것이 무색해지고 있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코로나 및 여타 글로벌 보건 과제 대응에 한국 정부와 함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한국이 코로나 백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지 않았는가.
삼십여 년 전 가을 나는 다음과 같은 '공개서한'을 지상을 통해 띄웠다. (모일간지 미주 뉴욕판 편집국장의 원고 청탁을 받고 급히 써서 전화상으로 읽어주고 좋다고 해서 우송했으나 어떤 사정에서 인지 신문에 실리지 않았음)
뉴욕의 교외 후러싱 메도우 파크에서 있었던 한인 추석 민속 잔치에 참석했던 한 사람으로 그날 교포위문공연단 사회자의 너무도 상식 이하로 저질스러운 진행을 듣고 보다 못해 그 자리에서 주최 측에 항의도 해보았으나 통하지 않아 이렇게 지상(紙上)을 통해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이토록 낮추고 모욕할 수 있겠느냐 여러분께 호소를 해 봅니다.
사회자가 단상으로 한 어린아이를 불러내어 이름을 묻고, 안젤라라 대답하는 어린애 보고 "이름 참 더럽다"느니, "너, 내 말 안 들으면 죽여버리겠다"느니 정말 완전무결하게 '미친놈' 아니고는 절대로 못 할 소리로 시종일관 '싼다,' '사정한다'에다 교포를 위문한답시고 온 가수 조 모씨(젊었을 때 복음성가를 잘 부르던)까지 맞장구를 쳐, 교포 가운데 한 미국인을 불러서 나오라고 하고는 한국말 한 마디 가르쳐 준다고, 좋은 우리말 다 놔두고 제일 못 된 말 쌍소리로도 부족했는지 제 부모 조상까지 욕되게 제 성(姓)까지 들먹여 제 형도 아우도 '좃씨'라며 만일 여동생이 있어 이름을 '지나'라고 했더라면 '조지나'가 되었을 것이라는 둥 결코 들어줄 수 없는 망언(妄言)의 연속이었습니다.
외롭고 고달픈 이민 생활에서 모처럼 하루 소풍 삼아 향수(鄕愁)를 달래려고 가족 있는 분은 가족 동반하고 없는 분은 없는 대로 그립고 보고 싶은 가족 대신 같은 동포 '한인가족' 찾아 모인 교포들의 잔칫상에 똥물 퍼붓듯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다 그 자리에 나온 교포 수준이 그 정도의 저질(低質)이라 판단하고 파악해서 그 수준에 맞는 사회를 본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우리 교포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 되어 그런 사회자가 용납된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어느 나라고 그 나라 국민 민도와 수준만큼의 정부와 지도자를 갖는다는 말이 실감 나듯 청중 수준에 걸맞은 연예인이 나올 법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저질 연예인을 탓하기 전에 그런 연예인이 무대에 올라 입으로 대소변은 물론 개처럼 무엇까지 해대는 꼴을 듣고 보고 박장대소(拍掌大笑)하며 즐기는 우리 자신의 이목(耳目)을 탓하고 시청자(視聽者)의 지성(知性)과 양식(良識)을 모욕(侮辱)하는 '똠방각하'를 받들어 모시는 우리 자신의 안목(眼目)을 한탄하는 수밖에 없을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고상하게 점잖이나 얌전을 빼지 않겠다고 밥상에다 요강까지 올려놓을 필요가 있는지, 위선을 떨지 않겠다고 벌거벗고 알몸으로 거리를 활보할 필요까지 있는지, 우는 대신 웃겠다고 누가 우리 생식기나 배설기에 억지로 간질밥을 먹여도 우리가 헬렐레 할렐루야 손뼉을 치고 웃고만 있어야 할지, 우리 생각 좀 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우리 자신을 스스로 존중하지 못할 때 우리는 우리의 이웃도 존중할 수 없으며 우리의 이웃 또한 우리를 존중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사람도 동물이지만 우리에게 하반신만 있지 않고 상반신이 있는 것은 우리가 돼지처럼 먹고 싸기만 하지 말고 얼굴 들어 하늘 우러러 숨 쉬고 노래하며 살라는 뜻 아니겠습니까?
코가 숨쉬기 위해 있다면 입은 한없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삶과 사랑을 노래하라고 있지 그 입으로 쌍소리나 배설하라고, 그 누구를 욕하고 저주하라고 있는 것 아니지 않겠습니까? 방귀는 입으로 뀌는 것이 아닐 텐데 말입니다. 축복의 노래는 천국을 만들고 저주의 쌍소리는 지옥을 만들 텐데 우리 제발 서로 생사람보고 '죄인'이다 어쩌고, '지옥 불에 떨어진다' 저쩌고 하지 말고, 그 누구를 믿고 '구원'을 받아 내세에 가서 잘 살 생각하기 전에 오늘 당장 내 힘껏 열심히 노력해서 현세에서 우선 행복해야지요.
얼씨구 절씨구 춤을 추어 봅시다. 사람 그리고 동-식-광물, 우주 만물 탈을 쓴 것이 하느님이고 부처님이 아니겠습니까? "가장 보잘것없는 자에게 행한 것이 곧 나에게 행한 것이니라"고 예수는 말했고, 부처도 "일체중생(衆生)이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다"고 설파(說破)하지 않았던가요.
'아멘'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전) 코리아타임즈 기자
전) 코리아헤럴드 기자
현) 뉴욕주법원 법정통역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