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한국농아인협회가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의대생을 중심으로 진행된 ‘덕분이라며 챌린지’의 손 모양에 대한 성명서를 냈다. ‘덕분이라며 챌린지’는 지난 4월부터 진행된 국민 참여형 캠페인인 ‘덕분에 챌린지’에서 코로나 사태 최전선에서 힘쓰는 의료진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활용된 ‘존경한다’는 의미의 수어를 차용한 바 있다.
문제는 ‘덕분이라며 챌린지’에서 사용한 손 모양이 수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존경한다’는 뜻의 수어의 엄지손가락 방향을 임의로 뒤집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것은 수어와 농인 그리고 농문화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행위다.
이에 대해 한국농아인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존경’을 뒤집은 형태는 사전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굳이 의미를 부여한다면 존경이라는 단어의 반대 의미를 넘어서 남을 ‘저주한다’와 비슷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였으며, “의대협에서 ‘저주한다’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엉터리 수어를 자신들의 파업 상징으로 사용하는 것에 분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지난 22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덕분이라며 챌린지’에서 사용한 손 모양에 상심했을 모든 분께, 특히 누구보다 큰 상심에 빠지셨을 농인분들께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으며, “협회는 물의를 빚은 손 모양 사용을 즉각 중지할 것”이며 “‘덕분이라며 챌린지’의 본디 의도를 잘 담아낼 수 있는 이미지를 새로 제작하겠다.”는 사과문을 게재하였다.
한편 한국수어는 2016년 ‘한국수화언어법’ 제정으로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대한민국 농인의 공용어가 되었다. 그러나 이번 ‘덕분이라며 챌린지’ 관련 논란은 수어가 공용어로서의 가치와 위신을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