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이해산 [기자에게 문의하기] /
개를 인간의 반려동물이라고 한다. 구석기 시대부터 사람과 함께 살아온 인류의 친구라고 볼 수 있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개는 썰매를 끌거나 사냥에 동원되기도 하였고 집을 지키면서 사람을 외적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도 해왔다.
요즘은 아파트와 같은 공간에서 사람과 함께 사는 반려견들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의 애완동물 시장규모도 조 단위를 넘어섰다. 개에게 옷을 입히고, 맛있는 간식까지 챙겨주면서 잠도 한 침대에서 같이 자는 사람들이 많다.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우스갯 소리가 이제 빈 말이 아니다.
그러나 개도 수저를 잘 물고 태어나야 한다. 부잣집에 태어나서 온갖 귀여움을 받고 감기만 들어도 병원으로 달려가고 비싼 사료에다 맛난 고기 반찬 까지 먹으면서 호강하는 개들이 있는가 하면, 흙수저를 물고 태어나 산골에서 나무에 묶여 비를 맞으며 고랭지 채소밭을 지키는 개들도 있다.
9월 1일 설악산 필례약수터에서 은비령으로 가는 등산로에서 비에 젖은 몸으로 애절하게 꼬리를 흔드는 개 한 마리를 만났다. 고라니와 멧돼지로부터 채소밭을 지키는지 온종일 나무에 묶여 있는 진돗개 잡종처럼 보이는 개가 왠지 불쌍해 보였다. 개 팔자도 여러 가지다.
이해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