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론타임스] 개나리가 피고 목련이 피는 계절이다, 기다리던 골프시즌이 시작되고 있다.
겨우내 쉬었다가 새봄을 맞아 새로 골프를 즐기려는 중년골퍼들의 한탄소리가 가득하다. 나이들어 가면서 해마다 줄어드는 비거리 때문이다. 해마다 비거리가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마치 세월이 지나가는 것을 막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런 장타에 대한 열망을 배반하여 고반발 드라이버라 하면 2백만원대는 보통이고 수백만원 하는 현실을 보면서 한숨까지 더해진다. 왜 이렇게 비싸야 할까? 고반발 드라이버에 대해 소비자 주권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알아야 할 기초지식이 있다. 알아야 장타도 칠 수 있다.
첫째, 고반발의 원리는 무엇인가?
헤드소재가 티타늄이어야 하고 페이스에 스프링효과를 주어 반발력을 크게 한다. 샤프트는 탄력이 좋으면서 방향 안정성이 탁월한 샤프트를 장착해야 한다. 샤프트 길이는 길면 길수록 거리를 내는데는 유리하지만 길어지면 무거워지므로 47인치 미만이 적당한다.
둘째, 고반발 드라이버를 잘 치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반발 드라이버라해서 가볍게 손으로만 툭~ 대기만해도 쌩~ 하고 거리가 난다는 말은 거짓말에 가깝다. 고반발 드라이버는 1도가량 페이스가 닫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반드라이버 치는 것과 달리 쳐야 비거리를 낼 수 있다. 다운스윙에서 더 끌고 내려와서 왼쪽 사이드를 더욱 적극적으로 열면서 쳐야만 한다. 그래야만 볼을 오래 포착하여 볼에 전달되는 파워가 커지고 헤드스피드를 크게 하여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 다시 강조하자면 더 끌고 와서 샤프트에 텐션을 더 크게 만들어 역동적으로 휘둘러야 12시 방향의 강탄도 볼을 구사하여 비거리를 확실히 낼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일반드라이버 치듯이 치면 11시 방향으로 낮고 불쾌한 샷을 하게 된다. 비거리도 충분히 나지 않는다,
셋째, 얼마나 비거리가 늘어날까?
페이스 반발계수가 0.01늘어나면 약 3야드가 늘어난다. 저중심의 높은 관성모멘트 설계로 약 6%의 런이 증가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0.86 반발계수의 경우 평균 10~15% 비거리증가를 나타낸다. 평균미만의 비거리 증가를 경험하는가 하면 아주 만족할 만한 거리를 기록하기도 한다. 다소의 개인차가 있다. 임팩트위주로 때리고 마는 [히터형] 보다는 끝까지 휘둘러 빼주는 [스윙어형]이 훨씬 거리 증가 효과를 만끽한다.
넷쩨, 고반발 드라이버는 R플렉스가 유리할까?
일반적으로 샤프트가 낭창거리면 거리내기가 유리하다. 샤프트의 탄력이 크면 클수록 튕기면서 볼을 가격해내기 때문이다. S플렉스는 무겁고 딱딱해서 거리내기에 불리하다. 여기서 반드시 지적하는 것은 한국 골퍼들의 지나친 오버스펙에 대한 것이다. 로프트 9도를 이용하는 골퍼들이 많다, 그러나 실제 측정해보면 10도이거나 11도 로프트다. 11도를 9도하 표기한 것이다. 한 단위 숫자의 로프트를 사용해야만 잘 치는 고수로 인정받고 10도나 11도를 사용하면 무시당할 것 같은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골프 제조업체는 이 점을 간파하여 상술로 이용하는 것이다. 11도를 9도로 읽고 있는 우화가 신사의 스포츠에서 벌어지고 있다.
다섯째, 고반발은 관용성이 좋다?
고반발 드라이버는 헤드가 460cc 이상으로 크고 페이스에 스프링효과를 주어 중심이 아니라 약간 빗맞추어도 비거리가 크게 줄어 들지 않는다. 실수를 용서해준다는 말이다. 헤드의 크기증가는 헤드를 제작하는 소재발전으로 가능해졌다. 퍼시몬 나무에서 알루미늄, 티타늄소재로 발전했다. 더 가볍고 인장강도가 커지니 볼륨을 크게 할 수 있다. 헤드가 커지니까 무게중심을 더 후방으로 위치시킬 수 있다. 무게중심이 후방에 위치하면 관성모멘트가 커지고 스윗스팟 크기가 커질 뿐만 아니라 백스핀량도 감소되어 볼이 떨어져 많이 굴러가게 된다.
여섯째, 헤드 페이스의 반발계수(COR)의 한계는 얼마일까?
고반발 드라이버의 비거리 성능을 말할 때 0.86이니 0.90이니 반발계수로 평가하는 우를 자주 범한다. 아무리 좋은 티타늄 소재에 정밀 컴퓨터로 페이스를 가공한다고 해도 0.87을 초과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테크니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0.90이니 0.95니 말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일이다. 0.87까지가 임계치다. 0.86을 0.90으로 읽는 셈이다.
일곱 번째, 가격의 적정성 문제다.
앞서 지적했지만 몇 백만원 단위의 고가 정책이 한국에서만 유난히 잘 먹혀들고 있다. 미국의 예를 들어보자. 미국에서 티타늄 소재의 대형헤드 드라이버 가격은 30불에서 50불이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원화로 10만원이 넘지 않는다, 그런데 유독 한국에서 몇 백만원대 가격이 저항없이 먹혀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OECD국가 중 빈부의 격차가 가장 심한 한국사회의 병든 단면을 반영하는 현상이다. 돈을 주체하지 못하는 졸부들이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 골프를 철저히 자기과시 수단으로 삼으려는 골퍼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고가 마케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노르웨이 박노자 교수는 한국을 제정 러시아의 말기와 같다고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라는 책을 통해 밝히고 있다, 극소수만을 위한 나라, 대다수 국민은 피고용자로서의 고달픈 삶을 살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지적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골프클럽에서도 이런 양극화가 그대로 노정되고 있다. 과시하면서 허영심을 만끽하고 싶은 졸부 골퍼와 자주적이고 실용적인 골프를 즐기려고 하는 실속파로 양분된다. 사실 비싸면 비쌀수록 더 멀리 칠 수 있다고 믿는 소비자나 제조회사는 없다. 알고도 속고 모른 척하고 속이는 것이다.
자기에게 잘 조화롭게 잘 맞는 스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만이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