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고래의 푸념(김명이 지음, 창연출판사)

항로(航路)가 기록된 한 장의 지도, 끝없는 출항

 

경남 진동면 광암마을에서 활동하는 김명이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늙은 고래의 푸념』을 창연출판사에서 출간하였다.

 

1944년 경남 창원시 진동 광암에서 태어나 여자의 몸으로는 드물게 선장 일까지 하면서 지금까지 광암 갯마을을 지키고 있다. 진동 초등학교 3년째 다니다 중퇴한 시인은 오래도록 생업의 파도를 타고 살다가 2001년 예순의 나이로 뒤늦게 경남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시와 수필 창작 공부를 시작했다. 2016년에는 지역을 빛낸 공로로 마산 삼진로터리클럽에서 <진동바다> 시비를 광암해수욕장 입구인 광암복지회관 옆에 세워주었다.

 

시집 해설을 한 마경덕 시인은 “청일호 여선장으로 40년을 보낸 김명이 시인의 시세계는 “역동적인 바다의 기질”을 닮아 “쉼 없이 출렁이고 충돌”한다. 예측불허인 바다의 가변적(可變的)인 두려움과 깊이를 알 수 없는 신비로운 경외감은 여러 장치들과 접합하며 양면성을 드러낸다. 시인에게는 그립고 아픈 기억을 불러올 장소가 있고 펼쳐낼 뜨거운 가슴이 있다. 아직 가야할 “자신만의 바다”가 있기에 시퍼런 파도가 날을 세워도 목표를 향해 뱃길을 멈추지 않는다. 끝없이 출렁거리는 바다처럼 시는 “짙푸른 쪽빛”이다. “항로가 기록된 지도 한 장을 들고” 오늘도 출항을 서두르는 김명이 시인은 아직 “진행형”이다. 시집 『늙은 고래의 푸념』은 “생의 절반”을 바다에 바치고 은퇴한 자신에게 묻는 간절한 질문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김명이 시인의 시집 『늙은 고래의 푸념』에는 79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아직도 바다 곁에서 미더덕 등을 판매하면서 열심히 시를 쓰고 있다. 그녀에게는 실존적인 삶 자체가 시에 묻어난다. 갯냄새와 바다의 파도소리가 그녀의 일상과 함께 한다. 지금은 직접 배를 타고 어업을 하지 않지만 여전히 바다에 관련된 일에 종사를 하고 있다. 남은 삶도 바다와 향유하며 시를 쓰는 시간이 계속될 것이다.

2005년 《미래문학》에서 시로, 2007년 《다산문학》에서 수필로 등단한 시인은 현재 마산문인협회, 경남문인협회, 계간 《시와 늪》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바다가 쓴 시』, 『그 사람이 보고 싶다』, 『늙은 고래의 푸념』, 고향저서 『강바구를 노래한 사람들』, 수필집 『바다는 성추행을 해도 왜 죄가 되질 않을까』가 있다. 1992년 마창진 주부백일장, 2003년 경남여성 시낭송대회 입상, 2013년 대통령기 제33회 국민도서경진대회 창원시 예선 최우수상, 《시와 늪》 제3회 문학상, 《시와 늪》 이 달의 작가상, 《해양문학》 제6회 장려상, 수산협동조합중앙창립 50주년 수기공모전 장려상 등을 수상했다.


 

김명이 지음 / 창연출판사 펴냄 / 128쪽 / 국판형(130*210mm) / 값 9,000원

이시우 기자
작성 2018.09.19 11:48 수정 2018.10.1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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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