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각 10월 2일, 국제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 러시아 지부는 담당 홈페이지에 '캄차카에서 생태 재해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현지 주민이 촬영한 것으로 판단되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동영상에는 최근 캄차카 반도 내 해변에서 죽은 해양생물의 사체가 무더기를 발견되는 모습이 포착되어 있다.
실제, 세계적인 뉴스 통신사인 영국의 로이터 통신과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 등도 캄차카에서 발생한 이번의 생태 재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보건상 이유로 지역주민에게 바닷가 접근의 자제를 요청하는 동시에 환경오염의 원인을 확인하고 있는 캄차카주 지방정부 등 관계 당국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러시아의 기름 유출 사고는 올해 처음 발생한 것이 아니며, 불과 지난 5월 29일에 북극권의 도시 노릴스크 인근 발전소의 연료 탱크가 무너짐에 따라 기름이 유출된 전례가 있다. 유출된 디젤유는 사고 지점에서 주변 지역으로 12km까지 흘러갔으며, 사고 발생 후, 불과 10여 일 후인 6월 8일에는 북극권에 속한 야말-네네츠 자치구의 '두슈셰 유전'에서 시추공 봉합 부위가 훼손되면서 외부로 약 10t 이상의 원유 추출물이 유출된 전례가 있다.
러시아 연방 천연자원감독청은 시베리아 및 북극해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환경 피해액을 1천482억 루블 (한화 약 2조 4천억 원)으로 평가하는 만큼, 올해 들어 러시아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기름 유출 사고는 환경과 경제의 측면에서 모두 큰 피해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 등 일부 환경단체에서는 현지 주민의 말과 정황을 통해 최근 연이어서 발생하는 러시아 내 기름 유출 사고가 대규모의 군사훈련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사고가 발생한 시베리아 연방 관구와 극동 연방 관구는 각각 인구밀도가 3.33명/㎢와 1.17명/㎢에 불과해 러시아 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인적이 드문 지역이며, 실제 해당 지역들에서 러시아군은 군사력 강화 주력에 주안점을 두어 대규모의 군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국방부는 관련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으며, 중대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연방 수사위원회와 캄차카반도에서 일어난 오염 원인에 대한 조사에 나서고 있다. 직접 연방 수사위원회와 러시아 천연자원환경부가 오염원의 문제를 직시하고, 조사하는 만큼, 환경단체들은 의혹을 풀어줄 만한 조사 결과가 밝혀지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