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상 칼럼] 내가 나의 벗이 되리라

이태상

 

지난 929일 저녁에 있었던 미국의 2020년 첫 대선후보 토론은 인신공격과 거짓말이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이었다. ‘최악의 토론으로 미국을 겁주는 호로 쇼라는 USA 투데이의 표현을 비롯해 수치(disgrace)”“X (shit show)”라는 미 언론들의 혹평이 이어졌다.

 

107일 저녁에는 미국 대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한 차례 TV 토론을 가질 예정인데 토론이란 어찌해야 좋을지 참고로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멘토(a spiritual adviser)이고 달라이 라마(Dalai Lama)의 친구이며 아유르베다와 영성에 관해 집필한 인도계 미국인 작가인 디팩 초프라(Deepak Chopra, 1946 - )의 조언을 들어보자.

 

그는 104일 자 뉴욕타임스 일요판 스타일스(Sunday Styles) 섹션 페이지에 보도된 기사에서 의견의 차이 논쟁(a disagreement)’에고의 충돌(a clash of egos)”이라고 정의하면서 그 해소 방안 아홉 개를 제시한다.

 

우선 당신이 토론 자체를 할지 말지를 선택하라. Choose if you even want to engage.

 

당신이 토론하기로 결정한다면 먼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라. If you decide to engage, listen first.

 

상대방의 가치관을 파악하라. Learn about the other person’s values.

 

먼저 ()’을 잡고 숨을 고르라. Try awareness and a pause. 이는 상대방의 공격에 반격이나 방어 대신에 통찰력, 직감, 영감, 창의성, 비전, 고품격의 의도성, 아니면 진정성, 그리고 성실성으로 대응하는 것이란다. To tackle a disagreement with “insight, intuition, inspiration, creativity, vision, higher purpose or authenticity, integrity.”

 

()과 백() 이분법(二分法) 논쟁에 말려들지 말라. Don’t engage in black-and-white thinking. 상대방이 강공(强攻)으로 나올 때, 잠시 멈춰 숨을 깊이 들이쉬고 (여유 있게) 미소지으며 어떻게 대응할지를 결정하라. When confronted, stop, take a deep breath, smile and then make a choice.

 

자신에게 자문(自問)해 보라. "고약한 상대방의 말에 (똑같이) 반응할 것인가? 아니면 (더 좀 차원 높게) 창조적인 대응법(對應法)이 없을까?" Ask yourself, "Am I going to be nasty? Am I going to be reactive? Or is there a creative solution to this?"

 

누가 틀렸다고 입증하려 들지 말라. Don’t try to prove someone wrong.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지녀라. Be prepared to forgive.


멋지고 의젓한 농담을 건네라. Make a (gentle) joke.

 

이상의 아홉 마디 조언을 내가 단 한 마디로 줄여 보자면 내 밖의 우주를 보지 말고 내 안의 우주를 보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외면의 우주란 내면의 우주를 반영 반사해주는 거울일 테니까.


요즘 노모포비아(nomophobia)’란 말이 유행이다. 다들 잘 알다시피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안감과 공포감에 휩싸이게 되는 공포증을 일컫는다. 인터넷 전문 보안업체 시큐어엔보이(SecurEnvoy)가 최근 영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6%가 노모포비아를 겪고 있다는데,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한국인의 경우는 그 정도가 더 심하지 않을까.

 

우리의 선각자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 1883-1931)이 그의 우화집 광인(狂人) The Madman, 1918)’에서 하는 말 좀 들어보리라.

 

나의 벗

 

나의 벗이여, 보이는 내가 내가 아니라네. 보인다는 것은 내가 걸치는 옷일 뿐, 자네의 추궁으로부터 나를, 나의 태만으로부터 자네를 보호해 막아 줄 방패막이 걱정으로 짠 옷이라네.

 

벗이여, 내 안에 있는 '나'는 말 없는 침묵의 집에 산다네. 그 집에 언제토록 나는 감지되지도 접근되지도 않은 상태로 머물 것이라네.

 

나는 자네가 내가 말하는 것을 믿지도 내가 하는 일을 신뢰하지도 않기를 바란다네. 왜냐하면 내가 하는 말들이란 자네 자신의 생각들에 소리를 내주는 것이고 나의 행동이란 자네 자신의 희망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지.

 

자네가 바람이 동쪽으로 분다고 말할 때면 나는 말하지. “그래, 바람이 동쪽으로 부네.” 내 생각은 바람에 있지 않고 바다에 있음을 자네가 아는 것을 나는 원치 않는 까닭이지.

 

자네가 바다로 항해하는 내 생각들을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네가 이해할 것을 내가 바라지도 않는다네. 나는 바다에 나 혼자 있을 것이니까.

 

나의 벗이여, 자네에게는 낮이지만 나에게는 밤이라네. 그래도 나는 언덕에서 춤추는 밝은 낮과 산골짜기 넘어가는 보라빛을 말하지. 자네는 나의 어둠의 노래를 들을 수도 밤하늘 별들을 향해 날아가는 나의 날갯짓을 볼 수 없기 때문이지. 그리고 나는 자네가 이를 듣거나 보지 않았으면 한다네. 나는 밤을 나 혼자 지내고 싶기 때문이지.

 

자네가 자네의 천국에 오를 때면 나는 나의 지옥으로 내려간다네. 그럴 때에도 자네는 건널 수 없는 물굽이 만() 너머로 나를 부르지,나의 동반자여, 나의 동무여그러면 나도 자네에게 대답하지, “나의 동반자여, 나의 동무여왜냐하면 나는 자네가 나의 지옥을 보지 않았으면 해서라네. 불길이 자네 눈길을 태우고 연기가 자네 코를 막히게 한다네. 나는 나의 지옥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자네가 방문하지 않았으면 한다네. 그 지옥에 나 혼자 있고 싶으니까.

 

자네는 진실과 아름다움과 정의로움을 사랑하지. 그래서 나도 자네를 봐서 이런 것들이 다 좋다고 말하지. 그러나 속으로는 자네의 사랑에 대해 나는 비웃고 있다네. 하지만 자네가 내 비웃음을 보지 않았으면 한다네. 나 혼자 웃고 싶으니까.

 

나의 벗이여, 자네는 착하고, 조심스러우며 현명하지, 아니 자네는 완벽해. 나도 자네와 말할 때면 현명하고 조심스럽지만, 나는 미쳤다네. 그러나 나는 내가 미친 걸 마스크로 가린다네. 나 혼자 미쳐야 하니까.

 

나의 벗이여, 자네는 나의 벗이 아니라네. 이를 내가 어찌 자네에게 이해시킬 수 있겠나? 내가 가는 길은 자네가 갈 길이 아닌데도 우리는 손에 손을 잡고 같이 걷는다네.

 

My Friend

 

My friend, I am not what I seem. Seeming is but a garment I weara
care-woven garment that protects me from thy questionings and thee
from my negligence.


The “I” in me, my friend, dwells in the house of silence, and
therein it shall remain for ever more, unperceived, unapproachable.


I would not have thee believe in what I say nor trust in what I
dofor my words are naught but thy own thoughts in sound and my
deeds thy own hopes in action.


When thou sayest, “The wind bloweth eastward,” I say, “Aye it doth
blow eastward”; for I would not have thee know that my mind doth
not dwell upon the wind but upon the sea.


Thou canst not understand my seafaring thoughts, nor would I have
thee understand. I would be at sea alone.


When it is day with thee, my friend, it is night with me; yet even
then I speak of the noontide that dances upon the hills and of
the purple shadow that steals its way across the valley; for thou
canst not hear the songs of my darkness nor see my wings beating
against the starsand I fain would not have thee hear or see. I
would be with night alone.


When thou ascendest to thy Heaven I descend to my Helleven then
thou callest to me across the unbridgeable gulf, “My companion, my
comrade,” and I call back to thee, “My comrade, my companion”for
I would not have thee see my Hell. The flame would burn thy eyesight
and the smoke would crowd thy nostrils. And I love my Hell too
well to have thee visit it. I would be in Hell alone.


Thou lovest Truth and Beauty and Righteousness; and I for thy sake
say it is well and seemly to love these things. But in my heart
I laught at thy love. Yet I would not have thee see my laughter.
I would laugh alone.


My friend, thou art good and cautious and wise; nay, thou art
perfectand I, too, speak with thee wisely and cautiously. And
yet I am mad. But I mask my madness. I would be mad alone.


My friend, thou art not my friend, but how shall I make thee
understand? My path is not thy path, yet together we walk, hand
in hand.

 

시인(詩人)’도 아닌 내가 이 ()’를 나대로 이해하기로는, 우리는 모두 각자 각자 대로 자신의 숨을 혼자 쉬듯 자신의 삶과 사랑도 혼자 하는 것으로 자기 자신을 자신의 으로 삼아야 한다는, 다시 말해 자기 자신이 자신의 벗이 될 때 언제 어디서나 우리 각자는 심심하거나 외롭지 않고, 우주 나그네 코스미안으로서 자유롭게 그리고 자급자족(自給自足)스럽고 행복하게 아니 황홀하게 코스모스바다로 항해하고 코스모스하늘로 비상할 수 있다는 우주적 메시지(Cosmic Message)를 전하는 것이리라.

 

   

[이태상]

서울대학교 졸업

코리아타임즈 기자

합동통신사 해외부 기자

미국출판사 Prentice-Hall 한국/영국 대표

오랫동안 철학에 몰두하면서

신인류 '코스미안'사상 창시

 

 전명희 기자


 


전명희 기자
작성 2020.10.07 10:06 수정 2020.10.0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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