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언어 사대주의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해마다 한글날이 오면 세종대왕께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우리말이 있는데 국적불명의 희한한 말들이 판을 치기 때문이다. 영어를 섞어 쓰면 유식해 보이는지 방송 토론에 나오는 식자들은 팩트, 맨토, 컨센스서, 아이덴티티 등의 영어를 마구 사용한다. 정작 외국인을 만나면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사람들이 이런 짓은 더 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영어 약자의 회사이름이 등장하더니 이제는 유행처럼 돼버렸다. LG, SK등은 세계를 상대로 장사를 하니 그렇다 치더라도 NH 는 물론이고 마을금고 까지 MG라고 하는 웃기는 시대다. SH, LH 등 공공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KT&G는  무엇이며, K-water, Kogas, Korail은 또 무슨 소리인가. 이  모두는 영혼이 없는 언어 사대주의의 산물이다.

차 이름은 수출을 하니 영어로 지을 수도 있겠지만, 아파트 이름이 얼마나 고약하면 시골 부모들이 못찾아 오게 그런 이름을 붙였다는 농담까지 생겼을까. 캐슬, 팰리스를 외국인들은 성채나 궁전으로 안다.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나 다름없는 이름이다. 

언제부터인가 중국어 표기도 사대주의의 표상이 되어버렸다. 모택동, 등소평, 강택민, 호금도를 마오쩌뚱, 덩샤오핑, 쟝쩌민, 후진타오로 발음한다. 한자만 알면 그냥 술술 읽히는 익숙한 이름들을 언어 사대주의자들이 중국 발음으로 바꿔놓은지 제법 되었다. 그런데 언어 사대주의자들에게 물어볼 것이 있다. 왜 공자와 맹자는 꽁쯔, 멍쯔라고 하지 않는가? 제갈공명, 관우, 장비는 뭐라 부를 것인가? 제자백가, 사서삼경, 사마천의 사기, 이자성의 난, 오삼계의 난, 태평천국의 난은 어떻게 읽어야 하나?
 
지금 우리가 쓰는 한자 발음은 신라의 최치원이 당나라에 유학했던 시절에 그곳 사람들이 했던 발음과 유사하고, 고대 중국어 발음과 비슷하다. 黑龍江省이라고 써 놓고 흑룡강성이라 하면 될 것을 굳이 헤이룽짱셩이라 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북한은 아직도 시진핑을 습근평이라 한다. 이런 것은 우리가 북한에게 배워야 한다.


이봉수 논설주간


 



이봉수 기자
작성 2018.10.04 17:51 수정 2018.10.2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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