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인류에 불청객이 찾아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정치공학적인 기형적인 세상사도 무거운데, 보건의료 환경도 생경하다. 대응과 예방에 대한 시책과 물리적인 시스템도 답답하다. 하지만 코로나 청정지역이 있다. 희망의 울릉도가 그 곳이다. 그래서 울릉도를 모티브로 한 노래를 골랐다. 1968년 미미성자매가 부른 <울릉도 아가씨>.
울릉도는 3무5다(三無五多)의 섬이다. 우리나라 4천여 개의 섬 중에서 9번째로 큰 섬. 3무는 도둑‧공해‧뱀이고, 5다는 향나무‧바람‧미인‧물‧돌이다. 여기에 코라나 무발생지역까지 매김 되면 4무의 섬이 되리라. 제주도의 3다(돌‧바람‧비바리) 3무(도둑‧대문‧거지)와 대비된다. 1968년 이 섬의 낭자가 서울 총각에게 사랑의 바람(버림받는 비련)을 맞았다. 분단장을 곱게 하고, 호롱불을 밝히고 기다리지만 낭군은 소식이 없다. 이 서러운 정한을 천지엽이 노랫말로 짓고, 김성근이 곡을 얽어서 미미성자매의 목청에 싣는다. 아리랑레코드 음반 AL-12011, A면에 남미랑의 <동경에서 맺은 사랑>, <울어라 파랑새야>, B면에 남미랑의 <아주까리 선창>, <무정한 마도로스>, <울릉도 아가씨>가 실렸다.
석양 진 나루터에 보낸 님이 그리워서/ 백사장을 헤매 도는 울릉도에 저 아가씨/ 성인봉 달이 뜨니 못 참도록 괴로움에/ 섬 색시 속인 님이 야속하다고/ 음~ 가슴 아픈 사연 속에 하염없이 울고만 있네// 분단장 곱게 하고 호롱불을 밝히면서/ 기다려도 안 온다고 옷고름에 눈물짓네/ 동백꽃 피어날 때 맺은 정이 안타까워/ 서울 간 님 소식 언제 오느냐/ 음~ 흘러가는 물결 위에 흐느끼며 하소연 하네. (가사 전문)
울릉도는 북위 37도 30분, 최고점은 성인봉(聖人峯, 984m)이고, 주민등록기준으로 인구는 약 1만 명이다. 포항항에서 뱃길로 270㎞, 독도는 울릉도에서 87.4㎞ 떨어져 있는 동생 섬이다. 육지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경상북도 울진군 죽변면으로 울릉도에서 130.3㎞ 떨어져 있다. 울릉도는 육지에서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신라시대에 우산국이 있었는데, 512년(지증왕13년) 6월 하슬라주의 군주 이사부가 우산국을 정벌했다. 1407년(태종7년) 3월 쓰시마 도주는 사신을 파견해 토산물을 헌납하고, 납치해 간 포로를 송환하면서 울릉도에 쓰시마 사람을 이주시키고 쓰시마 도주가 다스리게 해 줄 것을 청원했으나, 조선 태종은 이를 거절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강원도 삼척도호부 울진현에 속하며, 우산(于山)과 무릉(武陵) 두 섬이 울진 동쪽 바다 한 가운데에 있으며, 두 섬이 서로 거리가 멀지 않아, 맑은 날에는 바라볼 수 있고, 신라 때에 우산국(于山國), 또는 울릉도(鬱陵島)라 불렀다고 기록되었다.
<울릉도 아가씨> 노래 속의 아가씨가 헤매 도는 백사장은 도동항(道洞港)이다. 항구는 맞는데, 도동항에는 백사장이 없다. 작사가 천지엽의 기치(旗幟)이리라. 1953년 장세정이 부른 <샌프란시스코>에 나오는 가사, ‘비너스 동상을 얼싸 안고 소근 대는 두 그림자’에서처럼, 샌프란시스코 항구에는 비너스 동상은 없다. 이 또한 손로원의 기치였다.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에 있는 이 항구는 울릉도의 유일한 여객선터미널 항구다. 섬처녀 가슴을 멍들게 하고 서울로 간 낭군이 떠나 간 항구이기도하다.
도동(道洞)이라는 지명은 도방청에서 유래했다. 1882년(고종19)에 울릉도개척령을 반포하면서 주민이 입도하기 시작하여 이곳에 자치지휘소를 설치하고 도방청이라고 하였고, 그 후 도동을 도방청포구(道方廳浦口)라고 불렀다. 도동항 오른쪽에 서 있는 향나무는 수령이 약 2천여 년으로 추정한다. 도동항은 안벽 80m, 물양장 133m, 방사제 79m, 방파제 184.6m이다. 포항시와 동해시 묵호에서 쾌속선도 왕복한다. 도동항에서 87.4㎞ 동남쪽에 독도가 있다. 울릉읍 독도리 1~96. 독섬이라고도 하며, 동도(東島)‧서도(西島) 및 주변 89개의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화산섬이다. 동도‧서도간 거리는 151m로 좁은 수도(水道)를 이룬다. 동도는 해발고도 98.6m, 서도는 해발고도 168.5m이다.
<울릉도 아가씨>와 같은 노래 제목은 1967년 하춘화가 먼저 물렀는데, 가사와 곡조는 다르다. ‘갈매기 날개아래 황혼이 오고/ 저무는 해안선에 뱃고동이 슬피 울면/ 떠나가고 없는 서울 도련님에/ 알뜰한 그 사랑이 한없이 그리워서 긴 한숨짓는/ 울릉도 아가씨// 수평선 파도멀리 저녁별 뜨고/ 고요한 달빛아래 쌍고동이 슬피 울면/ 소식 한 장 없는 서울도련님에/ 야속한 그 언약이 한없이 원망스러 긴 한숨짓는/ 울릉도 아가씨.’
울릉도를 생각하면 독도를 보듬는 생각이 아물린다. 이참에 독도에 국제해양박물관과 거대한 다용도건물을 세우기를 주창(主唱)해본다.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걸물(傑物). 세계 최고의 설계사가 디자인·설계하고, 최고의 건축가가 건축할 인류의 유물. 사랑하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영구적인 소유이면서 세계 인류가 무지개 빛깔의 미래 해양을 향하여 진화시켜갈 근거지가 될 걸작. 유행가 <울릉도 아가씨>를 반추하면서,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매달아 본다.
[유차영]
문화예술교육사
트로트스토리연구원장
전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