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경운동에 있는 ‘교동초등학교’는 우리나라 최초의 초등학교다. 조선 후기 고종 때 갑오개혁 시기인 1894년 9월 18일에 관립교동왕실학교라는 이름을 달고 개교했다. 이어 1895년 5월에 ‘소학교령’ 및 ‘한성사범학교관제’에 의거해 관립한성사범학교부속소학교로 지정하여 심상과와 고등과를 설치했다.
조선의 국호가 대한제국으로 바뀌면서 1906년 9월, 통감 정치시기에 ‘보통학교령’에 의해 관립교동보통학교로 개칭했다. 교동초등학교는 왕실종친과 귀족 자제들만 입학할 수 있었다. 일반 학생은 입학할 수 없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초등교육기관이었다. 그러나 관립한성사범학교 부속소학교로 이름이 바뀌면서 일반인들도 입학이 허용되었다.
교동이라는 이름은 종로 인근에 고려 때의 향교가 있었기 때문에 향교동이라고도 불렸고 교동이라고도 불린 데서 교동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고 1963년에는 5,320명의 엄청난 수의 학생이 다녔으며 중학교 입시를 치르던 1967년까지는 매번 수백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학교로 꼽히던 경기중학교에 가장 많은 입학생을 낸 명문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탈도시 현상으로 인해 급격한 인구감소가 이루어지자 1994년 설립 100주년에는 졸업생이 600명이 채 안됐다. 2011년 이후로는 9명의 졸업생만 내는 미니학교로 전락했다.
교동초등학교는 우리나라 근대 역사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교육이 국가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는 일이다. 그 교육의 산실을 담당했던 교동초등학교의 역사는 지금도 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종로구의 특성상 거주 인구가 적고 유동인구가 많다보니 아이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에서는 폐교와 통폐합의 사이에서 고민을 했지만 경제논리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금은 ‘미니형학교’로 선정되어 운영하고 있다.
교동초등학교 졸업생 중에는 윤보선 대통령과 장군의 아들 김두한, 영화배우 강수연, 코미디언 구봉서, 국무총리 김상협, 삼양그룹회장 김상홍, 건축가 김수근, 김앤장 대표 김영무, 소설가 심훈,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양현석 등이 있다.
전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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