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로주점','제르미날', '인간 짐승'과 더불어 졸라의 작품 중에서 가장 큰 대중적 성공을 거둔 4대 역작 중 하나인 '나나'는 '루공 마카르 총서'의 제9권으로 1880년에 간행되었다. 이 작품은 화류계의 생활상과 그곳에 몸담은 사람들의 방탕하고 무분별한 행동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19세기 말 프랑스 사회에 엄청난 화제와 논란을 불러일으킨바 있으며 파리의 신인 여배우 ‘나나’가 타고난 육체적 매력으로 파리 상류사회 남자들을 유혹해 차례로 파멸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세기 말 파리는 귀족과 부르주아들이 향락에 빠져있었다. 파리는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도시이자 가장 아름다운 도시이기도 했고 그중 가장 화려했던 장소는 극장이어서 파리의 잘나가는 귀족들은 모두 그곳에 모여들었고, 세계의 유행은 이곳에서부터 생겨나고 있었다.
파리의 한 극장에 혜성처럼 나타난 여배우 나나, 연기력은 턱없이 부족했지만 뛰어난 외모와 육감적인 육체를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그녀는 무대에서 비너스 역을 맡게 되었는데 그 풍만한 나체를 무대에 노출시킴으로써 삽시간에 파리에서 가장 뜨거운 배우로 자리매김 한다. 나나는 하룻밤 사이에 여배우로서 최고의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배우라는 직업은 부업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녀는 풍만한 육체를 보고 달려드는 사나이들을 정복하고, 그들로부터 돈과 마음을 얻어내는 것이 직업이었다. 수많은 남성들은 그녀와 잠자리를 하기 위해 수많은 돈을 바치고 파산하기에 이르고 돈이 부족한 남성들은 돈을 마련하기 위해 도둑질, 도박을 했고 결국 파멸에 빠져들기도 했다.
수많은 남성들이 그녀에게 몰려들었고, 그녀는 밤의 여왕으로 군림했다. 그러한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되고 말았다. 그녀의 행방을 두고 온 파리가 떠들썩했으나 결국 아무도 그녀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없었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나나의 이름도 차차 잊히고 있었다. 그런데 수개월 뒤에 나나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침대 위에 팽개쳐진 그녀의 몸뚱이는 뼈와 피와 고름으로 뒤범벅이 되어 썩고 있었고, 천연두의 흠집이 얼굴 전체에 퍼져있었다.
보불전쟁이 일어나기 직전 19세기의 파리는 귀족과 상류사회는 무분별한 일탈과 향락에 취해있었다. 노동자들은 베를린으로 가자고 외치며 전선으로 달려가는데 관료, 종교 정치가들은 부패해 있으니 전쟁에 이길 턱이 없었다. 결국 프랑스는 독일에게 패배하고 만다. 에밀 졸라는 이러한 조국의 썩은 모습을 소설 '나나'를 통해 비판한 것이 아니었을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이 있다. 부모가 올바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자녀가 보고 배우듯 국가도 마찬가지다. 위정자와 사회지도층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현실도 마찬가지이다. 자신들은 다주택을 소유하고 국민들에게는 하나의 주택을 강조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으며, 세금 미납,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자신들은 청렴하지 않으면서 국민에게 청렴을 강요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정의롭고 공평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다.
대한민국 헌법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지극히 당연한 이 말을 우리는 지금 다시 새겨야 한다.
[민병식]
인향문단 수석 작가
대한시문학협회 경기지회장
문학산책 공모전 시 부문 최우수상
강건 문화뉴스 최고 작가상
詩詩한 남자 문학상 수필 부문 최우수상
2020 코스미안상 우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