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천보현 [기자에게 문의하기] /
푸른 남해의 이월은 차디찬 바닷물과 따뜻한 바람이 한데 어우러져 봄기운이 먼저 밀려오는 곳이다. 특히 남해도 지족해협에 있는 죽방렴(竹防簾)이 여행객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지족해협은 남해도 본섬에서 창선도로 넘어 가는 창선대교 아래의 좁은 해협으로 물살이 세기로 유명한 곳이다. 죽방렴은 이 협수로에서 고기를 잡는 전통어법이다. 썰물 때 물살을 타고 내려가는 고기들이 미치 큰 통발처럼 생긴 죽방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V자 모양의 정치망인 죽방렴은 참나무 말목 수백 개를 수심이 앝고 물살이 빠른 갯벌에 박고 대나무로 주렴처럼 대발을 엮어 만든 원시어장이다. 그러나 요즘은 참나무 말뚝 대신 철제 H빔을 사용하고 대나무발 대신 그물을 사용하고 있다. 위치가 좋은 곳은 죽방렴 하나에 수억 원을 호가하는 곳도 있다. 이 죽방렴에서 잡히는 멸치는 죽방멸치라고 하여 일반 멸치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팔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