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전명희 [기자에게 문의하기] /
우리는 고요합니다
지구가 즐겁게 돌아가며 속삭였어.
언제부터인가 새가 우는 것 노래하는 소리를 분간할 수 있지
새가 혼자 있을 땐 우는 것이고 듀엣을 할 땐 노래하는 것이지
가을 푸른 하늘 한층 더 높은 옥타브를 들어 봐
그때 강물처럼 자르르 흘러갈 때
익어가 는 옛사랑의 전언을 들을걸,
여러 모여 폭포처럼 목젖 찢어지라 시끄러울 땐
새들이 인간 대신 분노하는 것, 무언가에 항거하는
지독히도 몸서리치는 깃발이지
런던 다리 밑 가루가 되고 먼지로 쌓인 것도
인간들의 슬픈 바람의 흔적이지
생각이 탁 막혀 턱걸이 아슬아슬하다
햇살 밝은 날 창문을 열었을 때
확, 눈 뜨이는 발음,
새롭다!,
우리는 고요합니다
오늘 거리엔 이곳저곳 사람들의 구호
새들은 본래의 목청을 잃어버리고
슬픈 곡조로 노래한다 해도
-세상은 더 신선하다고
[곽상희 시인]
치유의 문학 강연자
올림포에트리 시인
영국국제인명사전 등재
UPLI 계관시인으로 선정
창작클리닉문화센터 경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