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 역사자료로 보는 난중일기

1592년 2월 3일(음력)

이순신 지음 / 윤헌식 주해

사진=코스미안뉴스


1592년 2월

3(갑오) 맑았다. 새벽에 우후 [이몽구]가 각 진포를 점검1)하기 위하여 배를 타고 나갔다. 업무를 본 뒤에 활을 쏘았다. 제주 사람이 아들 딸 도합 6식구를 데리고 도망쳐 나와서2) 금오도3)에 정박한 것을 방답의 순환선4)이 붙잡아서 올려 보냈기에5) [이들의] 진술6)을 받은 다음 승평7)으로 보내어 가두고 공문서8)를 써서 보냈다. 이날 저녁 화대석9) 4개를 실어 올렸다.

[]

1) 원문 摘奸부정사실을 조사하다로 번역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날의 앞뒤 일기에 부정사실과 관련된 내용이 없으므로 이는 조금 지나친 해석이다. 실록에서 摘奸의 용례를 살펴보면 조사또는 검사의 의미가 강하며, 군과 관련한 기록에서는 점고검열등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2) 조선중기의 중앙집권 체제의 강화는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제주에 여러 정치적, 경제적 모순을 초래하였으며 이는 15~17세기에 많은 제주유민을 발생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조선조정은 유민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조세감면, 유민의 환송, 출입 항구의 통제 등 각종 대책 마련에 고심하였고, 인조 때는 제주유민을 원천 봉쇄하기 위하여 출륙금지 정책까지 시행하였다. 일기의 기록은 조선중기 제주유민의 실태를 보여주는 한 사례이다.

3) 지금의 전남 여수시 남면의 금오도이다.

4) 광해군일기의 기사에 의하면 남쪽 변방은 예로부터 수군이 15일을 주기로 번갈아 가면서 섬 지역을 수색하였다.

5) 원문 上使는 번역서에 따라 해석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 용례를 실록에서 살펴보면 올려 보냈다라는 의미로 사용된 경우가 많고 또한 일기의 문맥 상으로도 잘 어울리므로 이 의미로 해석하였다.

6) 원문 捧招죄인의 진술을 받아서 기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7) 승평(昇平)은 순천의 옛 지명이다. 순천은 통일신라와 고려 시대에 승평군으로 칭하였으며 또한 조선시대 문헌에서도 종종 승평이라는 지명이 사용되곤 하였다.

8) 원문 行移는 공문서를 사용하여 행정을 실행함을 의미한다.

9) 8일 일기에 나오는 석주화대에 사용될 자재이다.

[원문] 初三日甲午 晴 曉 虞候以各浦摘奸事 乘船出去 公事後 射帿 耽羅人 率子女並六口逃出 迫于金鰲島 防踏循環船 被捉上使 故捧招 送囚昇平 書送行移 是夕 火臺石四箇輸上 


전명희 기자
작성 2021.03.15 11:05 수정 2021.03.15 11:06
Copyrights ⓒ 코스미안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전명희기자 뉴스보기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